“우크라 남부 평평한 지형이 진격의 가장 큰 장애물”

  • 뉴시스
  • 입력 2023년 8월 29일 11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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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노출돼 끊임없이 피격…러군은 들판 끝 숲 속에 은닉
1년 넘게 구축한 촘촘한 러군 방어선도 돌파하기 힘들고
고지대 마을 건물은 감시탑…우크라군 추가 진격 여부 주목

우크라이나군이 대반격전을 시작한 지 거의 두 달이 다 돼지만 우크라이나군은 일부 전선에서 수십 km 정도밖에 전진하지 못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남부를 점령한 뒤 1년 넘게 방어선을 구축해온 러시아군의 반격이 완강하고 또 평평한 지형으로 공격군이 쉽게 노출되는 지형적 특성이 반격전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미 뉴욕타임스(NYT)와 CNN은 28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군의 대반격이 지체되는 이유를 다각도로 분석했다.

◆개활지


올렉산드르 솔론코라는 우크라이나 통신병은 최근 남부 지역 돌파에 따르는 어려움을 소개했다. 그는 우선 들판, 마을, 평평한 개활지가 1차적 장애물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우크라이나 남부 지역은 지형 자체가 방어선 역할을 한다. 평평하고 멀리 보이는 들판 때문에 우크라이나군의 위치와 이동이 쉽게 노출되기 때문이다.

밀과 옥수수, 해바라기 밭은 이곳을 지나는 우크라이나군의 움직임을 낱낱이 드러낸다. 들판 끝 나무숲에 포진한 러시아군이 집중 사격과 포격을 하기에 손쉬운 것이다.

또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 참호를 공격하려면 탱크와 장갑차 등으로 진격해야 하지만 너무 무거워 속도가 느리고 소음이 커 쉽게 노출된다.

우크라이나군은 기갑부대와 보병이 함께 진격하면서 들판과 도로 변의 지뢰와 매설된 폭발물을 제거해야만 한다.

대반격 초기 지뢰제거 불도저들이 대거 파괴된 영상이 공개됐듯이 서방이 지원한 지뢰제거장비도 기대 만큼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뢰를 제거하더라도 러시아군이 재빨리 다시 살포한다고 밝힌다.

우크라이나 공병은 집중 포격과 탱크 포격, 헬리콥터 공격을 감내하며 지뢰 제거작업을 벌이고 있다.

◆들판 끝의 숲은 천연 방어선

여름이 되면 숲이 우거지면서 공중 정찰로는 러시아군을 찾아내기 어렵다.

러시아군은 우거진 숲 속에 탱크와 대전차 미사일, 보병을 배치하고 있다. 방어선 뒤 멀찍이 떨어진 곳의 숲에는 포병과 대공부대가 배치돼 있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이 숨어 있는 숲을 사전에 집중 포격하는 전술이 불가피하다. 이 같은 방식은 전쟁 초기부터 지금껏 계속돼 온 방식이다.

숲은 숙련된 러시아군 공격헬기 조종사에게 최적의 은닉장소다. 대공 미사일을 피해 숲 높이 아래로 저공비행하다가 튀어나와 우크라이나군을 공격하곤 한다.

◆강고한 러시아군 방어선


솔론코는 러시아군이 촘촘한 방어선을 구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군은 남부 지역에 방어선을 설치하는데 1년 이상의 시간이 있었다. 덕분에 최대로 요새를 구축할 수 있었다. 러시아군 참호는 깊이가 충분히 깊고 튼튼하게 만들어져 포격에도 잘 견딘다. 또 참호 위를 나뭇가지와 통나무 등으로 덮어 위장하고 있어 쉽게 노출되지 않는다.

한편 참호에 매복한 부대가 낮은 위치에 있는 점은 약점이 되기도 한다. 참호 옆을 지나치는 우크라이나군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은 때문이다. 우크라이나군은 종종 참호를 우회해 공격하고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군이 탈환한 로보티네에서 7km 떨어진 솔로드카 발카 마을의 러시아군 참호는 강철로 만든 통행로로 연결돼 있다. 이 때문에 참호에 병력을 투입하고 철수하기가 쉽게 돼 있다.

◆도시 지역 높은 건물도 굳건한 방어선

남부 평야 지대에 띄엄띄엄 들어서 있는 마을과 도시들도 공격을 더디게 한다. 마을은 강과 숲 옆 등 주요 지형 인근 고지대에 들어선 경우가 많아서 방어에 유리하다.

도시의 2,3층 건물들은 훌륭한 감시탑 역할을 한다. 또 건물은 포격을 막아주는 방패역할도 한다. 지방도로는 지형 때문에 좁아지는 곳이 많기 때문에 지뢰 매설도 쉽고 기관총과 대전차 미사일을 배치하기도 쉽다.

대반격전 초기 교전과정에서 작은 마을은 완전히 파괴되는 것이 보통이었다. 이 과정에는 시간이 많이 걸리고 위험도 크다. 러시아군이 후퇴하면서 건물에 부비트랩을 설치하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는 지금껏 몇 개 마을을 탈환했다. 우크라이나군이 전쟁 전 인구 3만 명이던 비교적 큰 도시 토크막을 탈환할 여력이 있을 지는 아직 미지수다.

◆향후 전망


우크라이나군은 대반격전에 나서기 전 몇 달 동안 서방이 지원한 무기를 비축하고 서방식 훈련을 받아왔다. 반면 러시아군은 촘촘한 방어선을 구축하는 등으로 대비해왔다.

아직 우크라이나군의 전과가 신통치 않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아직 평가를 내리기 이른 시점이라고 말한다.

대반격전은 앞으로 몇 주 이상 더 지속될 것이다. 우크라이나군이 아직 투입하지 않은 부대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추가로 진격할 수 있을 지가 주목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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