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북동부에서 산불이 열흘째 이어지면서 여의도 면적 91배가 소실된 것으로 집계됐다. 현지 소방관들이 화마와 사투를 벌이고 있지만 고온 건조한 기후에 강풍까지 부는 탓에 진화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AFP 통신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간) 소방청 대변인은 에브로스 지역에서 “소방대원 500여명이 차량 100대와 항공기 7대, 헬기 3대를 이용해 불길과 싸우고 있지만 화재 전선이 10㎞에 육박해 여전히 통제 불능인 상태”라고 밝혔다.
지난 19일 튀르키예 국경과 맞닿은 에브로스 항구도시 알렉산드루폴리스 인에서 처음 발생한 산불로 지금까지 20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 중 18명이 튀르키예 국경을 넘어 유럽으로 향하던 이주민들로 단속을 피해 산기슭에 숨어 지내다 변을 당했다. 다만 23일 이후 추가 사망자는 나오지 않고 있다.
유럽연합(EU)이 지원하는 기후변화 감시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27일 기준 에브로스 지역 770㎢가 이번 산불로 불에 탔다고 발표했다. 여의도 면적(8.4㎢)의 91배를 웃도는 규모이지만 산불은 여전히 에브로스현 내 120곳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파블로스 마리나키스 그리스 정부 대변인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에브로스 산불 현황과 관련해 “추가 화재 위험이 여전히 높다”며 “현지 소방이 여전히 높은 수준의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마리나키스 대변인은 기후위기 및 시민 보호 장관이 산불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이날 현장을 방문했다고 전했다. 이를 토대로 그리스 의회는 오는 31일 산불 이재민 지원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리스는 지난달에도 남동부 로도스섬을 시작으로 서부 코르푸섬과 아테네 동부 에비아섬에 대형 산불이 발생한 바 있다. 특히 로도스섬은 지난해 250만명이 찾은 그리스의 대표적 휴양지로 8일간 이어진 산불에 전체 면적의 10%가 소실되고 관광객 2만여명이 긴급 대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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