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까지 러시아산 화석연료에서 독립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유럽연합(EU)의 올해 러시아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량이 역대 최고치에 달할 전망이다.
3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비영리단체 글로벌위트니스가 업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1~7월 EU의 러시아산 LNG 수입액은 52억9000만 유로(약 7조6400억원)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전이었던 2021년 동기 대비 39.5% 증가한 것으로, 전 세계의 러시아산 LNG 수입량 평균 증가율인 6%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올해 1~7월 러시아산 LNG를 가장 많이 구매한 국가는 중국(8.7㎥)이다. 스페인(7.5㎥), 벨기에(7.1㎥), 일본(7㎥), 프랑스(4.5㎥)가 뒤를 이었다.
네덜란드, 그리스, 포르투갈, 핀란드, 이탈리아, 스웨덴도 러시아산 LNG를 들여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러시아가 1~7월 EU에 수출한 LNG는 전체 수출량의 52%에 달한다. 2022년 49%, 2021년 39%를 능가한다.
EU 통계청인 유로스탯의 자료도 비슷한 결과를 보여준다. 2023년 1분기 EU는 미국 다음으로 러시아에서 가장 많은 LNG를 들여왔다.
러시아가 다른 나라에 LNG를 수출하더라도 최종 목적지가 유럽이 될 가능성도 있다. 핀란드 비정부기구인 에너지·청정대기연구센터(CREA)의 수석 분석가 아이작 레비는 “LNG 가스통이 어떤 국가의 항구에 도착했다고 해서 반드시 가스 분자가 남아 있지는 않다”며 “러시아 LNG가 EU로 재수출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EU는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이후 러시아산 석유와 가스에 제재를 가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효과에는 의문이 드는 상황이다.
앞서 EU는 2027년까지 러시아산 석유와 천연가스 의존도를 ‘0’으로 만드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글로벌 위트니스의 수석 화석 연료 활동가인 조나단 노론하 겐트는 성명에서 “러시아산 가스를 구입하는 것은 러시아 석유를 구입하는 것과 같은 영향을 미친다”며 “둘 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자금을 지원하고, 더 많은 유혈사태를 의미한다. 유럽 국가들은 전쟁을 비난하는 한편 푸틴의 주머니에 돈을 넣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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