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괜찮아” 프리고진 사망 3일 전 영상…‘생명 위협’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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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9월 1일 09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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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존 텔레그램
그레이존 텔레그램


무장 반란을 일으켰다가 비행기 추락 사고로 숨진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생전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에서 그는 자신의 안위에 대해 언급했다.

3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바그너 그룹 연계 텔레그램 채널인 그레이존은 프리고진이 사망 약 3일 전 이동하는 차안에서 찍은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그는 “내가 살았는지 죽었는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이야기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라며 “지금은 2023년 8월 하순의 주말이고 나는 아프리카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나를 제거하는 것, 나의 사생활, 내가 얼마나 버는지 등을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전한다) 난 모든것이 괜찮다”며 손을 흔들어 보였다.

영상이 촬영된 위치와 정확한 날짜는 확인할 수 없다. 다만 ‘8월 하순 주말’은 그가 사망하기 며칠 전인 8월 19일 혹은 20일일 것으로 추정된다.

프리고진은 그로부터 3~4일 뒤인 23일 전용기 추락으로 사망한 것으로 발표됐다. 그가 무장 반란을 일으킨지 두 달만이다.

통신은 “영상 속 발언은 그가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있었음을 시사한다”고 풀이했다.

이 영상의 복장과 모자 시계 등은 추락사고 직전인 21일 공개된 영상과도 일치한다. 당시 프리고진은 사막을 배경으로 “바그너는 모든 대륙에서 러시아를 더욱 위대하게 만들고 아프리카를 더 자유롭게 만든다”고 말한 바 있다.

프리고진은 지난 6월 말 군 러시아 군 수뇌부를 겨냥한 무장 반란을 일으켰다. 그러나 반란은 이틀 만에 벨라루스의 중재로 끝났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반란을 중단한 프리고진을 처벌하지 않기로 했으나 신변 우려는 끊이지 않았다.

그러다가 지난달 23일 프리고진이 탄 제트기가 모스크바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향하던 중 트베리 지역 쿠젠키노 인근에서 추락했다. 승무원 3명을 포함해 탑승객 10명은 전원 숨졌다.

당초 이 비행기에 프리고진이 실제 탔는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었지만, 러시아 측은 그의 사망이 공식 확인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27일 러시아 수사관들은 “비행기 추락 사고에서 발견된 시신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프리고진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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