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새 스마트폰을 둘러싼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화웨이가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의 지난달 말 방중 기간 중 보란 듯 공개한 이 스마트폰에 ‘5세대 통신(5G)’ 첨단 반도체가 탑재됐는지, 탑재됐다면 이를 어디에서 조달했는지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실제로 탑재됐다면 거듭된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제재에도 중국의 첨단 반도체 자립이 가까워졌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2일(현지 시간) “화웨이의 5G 휴대폰이 미국의 제재가 중국의 기술 개발 노력을 오히려 증폭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 또한 “화웨이의 미스터리 폰을 테스트해보니 최신 아이폰에 가까운 통신 속도를 보여 5G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중국 반도체의 이정표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화웨이는 지난달 29일 자사 온라인몰을 통해 신제품 ‘메이트 60’을 한정수량 판매를 시작했다. 구체적인 사양은 밝히지 않았지만 ‘역대 가장 강력한 메이트 모델’이라며 5G폰을 시사했다. 미국 애플의 ‘아이폰 15’가 공개되는 12일을 겨냥해 이달 중순 경 공개 행사도 열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선 이번 화웨이 폰에 중국 파운드리 업체 SMIC가 제조한 7나노미터 급 기린 90000이 탑재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7나노 칩은 아이폰의 2018년 기술 수준까지 따라온 것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화웨이는 2019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 행정부의 제재로 5G 칩을 구매할 길이 막혔다. 이로 인해 2020년 이후 5G폰을 만들지 못했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이를 두고 “미국 제재의 실패 증거”라고 주장했다. 러몬도 장관의 방중 기간 중 중국 내에서는 “화웨이가 엔비디아 급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개발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다만 수율, 성능 등에 관해서는 미지수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전쟁을 다룬 저서 ‘칩 워’를 쓴 크리스 밀러 미 터프츠대 교수는 WP에 “화웨이 같은 중국 기업의 혁신 역량이 충분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미 정계에서 대중 규제를 강화해야 할 지를 둘러싼 논쟁이 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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