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한 불 일단 껐지만 원리금 2.9조
만기도래 채권 줄지어 위기는 계속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놓인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회사 비구이위안(碧桂園)의 일부 채권 상환 기한이 연기됐다. 급한 불은 끈 셈이지만 앞으로 갚아야 할 채권 원리금이 2조9000억 원에 달하고,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들이 줄지어 있어 위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비구이위안은 채권단으로부터 만기가 된 39억 위안(약 7090억 원) 규모의 회사채 상환 기한을 연장받았다. 이에 따라 2026년까지 3년에 걸쳐 분할 상환하게 됐다. 앞서 비구이위안은 4일 만기가 돌아오는 이 채권의 상환 기한 연장안을 채권자들에게 제안한 바 있다.
채권단의 이번 결정에도 불구하고 비구이위안의 유동성 위기는 여전히 남아 있다. 지난달 7일 지급하지 못한 달러 채권 2종의 이자 2250만 달러(약 297억 원)의 상환 유예 기간이 다음 주 끝나고 10월, 연말, 내년 초까지 채권 만기가 줄줄이 도래하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매출 규모로 중국 민간 부동산 개발업체 1위였던 비구이위안이 디폴트에 빠질 경우 중국 경제가 큰 충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비구이위안은 지난달 10일 올 상반기(1∼6월) 순손실이 450억 위안(약 8조1797억 원)∼550억 위안(약 9조9974억 원)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비구이위안은 지난달 25일 중단한 아파트 공사를 재개하기 위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광둥성 광저우 보유 자산 12억9150만 위안(약 2348억 원) 상당을 서둘러 매각하기로 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달 31일 비구이위안의 신용등급을 디폴트 임박 상태인 ‘Ca’로 강등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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