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에르도안과 소치 정상회담…흑해곡물협정 복귀하나

  • 뉴시스
  • 입력 2023년 9월 4일 17시 24분


11개월 만의 대면 회담…곡물협정 중단 후 처음
유엔도 러 요구 이행 의사 전달…제재 해제 포함
불발시 우크라 빠진 러 곡물 공급 논의 가능성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러시아 휴양도시 소치에서 직접 만나 흑해 곡물 협정 재개 등에 대해 논의한다.

양국 정상이 대면 회담을 갖는 건 지난해 10월13일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이래 11개월 만, 흑해곡물협정이 중단된 지난 7월17일 이래 처음이다. 양국 정상은 지난달 2일 전화 통화에서 대면 정상회담을 갖기로 뜻을 모았다.

이날 핵심 의제는 흑해곡물협정 재개 문제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이날 “푸틴 대통령과 에르도안 대통령은 거의 1년여 만에 소치에서 직접 만나 (양국) 협력 및 국제 문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며 “핵심 의제는 (흑해)곡물협정 문제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러시아가 요구해왔던 합의 사항 이행을 제안하며 협정 복귀를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튀르키예 외교 소식통은 “우리는 다양한 측면에서 곡물협정 미래에 대한 명확성을 보여줄 것이고 그 과정은 유엔과 조율돼 있다”면서 “이 협상이 건설적으로 진행되고 협정을 재개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리기를 강하게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은 정상회담에 앞서 러시아와의 합의 사항을 이행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제안에는 러시아 농업은행의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 재연결, 유럽 내 러시아 비료 회사 동결 자산 해제 등이 포함됐다.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은 지난달 31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모스크바에서 회담한 뒤 기자회견을 통해 “튀르키예와 유엔의 새로운 제안이 협정 재개를 위한 기반이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요구 사항이 관철되면 즉시 협정에 복귀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다만 유엔의 제안은 러시아의 우려를 모두 불식시키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해 7월22일 유엔과 함께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을 안전하게 보장하는 ‘곡물거래 이니셔티브’(흑해곡물협정) 타결을 이끌어냈다. 이것은 몇 차레 연장돼 글로벌 식량 가격 안정에 기여했다. 그러나 러시아에 대한 곡물·비료 수출 보장과 관련한 합의가 사실상 이행되지 않자 러시아는 지난 7월17일 협정 연장을 거부했다. 러시아는 수출된 곡물 대부분이 아프리카 등이 아닌 유럽 등으로 갔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에 따라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번에도 ‘중재자’ 역할에 성공해 곡물협정 재개를 이끌어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만약 실패할 경우 우크라이나가 빠진 러시아 곡물 수출에 대한 양국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러시아는 이것을 “대안”이라고 하고 있다.

라브로프 장관은 지난달 31일 피단 장관과의 회담에서 카타르의 재정 지원을 받아 튀르키에에 곡물 100만t을 할인된 가격에 공급하고, 튀르키에가 이를 가공해 지원이 필요한 국가에 제공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다른 국가들이 러시아 이익에 부합하는 조치를 이행한다면 푸틴 대통령은 협정에 복귀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동시에 러시아는 이해 당사자들과 직접 곡물을 공급하는 것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푸틴 대통령은 여러 아프리카 국가 정상들에게 곡물을 무료로 제공할 것을 제안했고, 파트너들과의 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있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과 에르도안 대통령의 이날 회담에선 우크라이나 전쟁 평화 협상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튀르키예 언론은 소식통을 인용해 “에르도안 대통령은 역내 지속적인 평화와 안정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할 것‘이라면서 ”전쟁 당사자 간 지속적인 평화를 보장하기 위해 직접 협상 조직을 포함한 모든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힐 것“이라고 보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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