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치솟으면서 국제 금융시장에선 미국 중앙은행의 긴축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름값 상승이 한동안 잠잠했던 인플레이션에 다시 불을 붙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6일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미국 내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3.81달러로 지난해 12월(갤런당 3.1달러 수준)보다 크게 올랐다. 휘발유 가격은 미국 물가지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국제 유가 급등은 미국 내 전반적인 물가 상승 압력을 크게 높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미국 내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의견도 힘을 얻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25일 잭슨홀 회의에서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다”며 “추가 금리 인상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발언했다. 연준 내 대표적인 ‘매파’(통화 긴축 선호) 인사로 분류되는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도 5일(현지 시간) CNBC 방송에서 “기준금리 결정에 있어 가장 큰 문제는 인플레이션”이라고 했다.
금리 선물(先物) 지표를 통해 미국의 통화 정책을 점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11월 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이상 올릴 확률은 45% 안팎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서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작지 않게 보고 있는 셈이다. 미국의 긴축 장기화에 대한 공포가 커지면서 5일 뉴욕 증시는 일제히 하락하고 국채 금리는 상승했다. 6일 코스피도 0.73% 내리는 등 국내 증시도 약세를 보였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세계적인 공급망 재편 속에 에너지 가격 상승까지 겹치면서 세계 각국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떨치기 힘든 상황”이라며 “미국 등에서는 물가 안정을 위한 긴축 논의가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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