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도 갈등…몰디브 대선서 ‘대리전’ 양상으로 전개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9월 10일 17시 35분


인도양 작은 섬나라 몰디브 대통령 선거가 인도와 중국 양쪽에서 주목 받고 있다. 박빙의 양강 구도인 두 대선 후보 대외 정책이 친(親)중국과 친인도로 갈리고 있어서다.

9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치러진 몰디브 대선 1차 투표에서 현 대통령 이브라힘 솔리 몰디브민주당(MDP) 후보는 39%, 모하메드 무이주 진보당(PPM)-국민의회(PNC)후보는 46%를 득표할 것으로 예측됐다.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30일 2차 결선 투표를 진행한다.

인구 39만 명인 몰디브 대선은 결과에 따라 중국 영향력이 어느 정도 강해졌는지 볼 수 있는 가늠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솔리 대통령은 대외 관계에서 인도를 우선시하고 서방 친화적인 정책을 내놓고 있다. 특히 자신의 집권 전 친중 성향 정부가 중국 차관을 받아 건설 프로젝트 등을 진행하며 몰디브를 세계 지정학 경쟁의 온상으로 만들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야권 무이주 후보는 몰디브가 중국과 더 가까운 관계가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가 이끄는 연합 정파는 선거운동 기간 ‘인도 퇴출’을 기치로 걸고 몰디브에 주둔하고 있는 인도 병력과 정찰기들을 철수시키겠다고 공약했다.

특히 최근 중국과 인도의 국경 갈등이 또 불거지면서 이번 대선이 중국과 인도의 대리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이 최근 공개한 2023년판 표준 지도에서 인도와의 국경 분쟁 지역을 중국 영토로 표시하자 인도가 강력 반발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인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불참해 양국 갈등은 고조됐다.

약 1200개 섬으로 이뤄져 휴양지로 유명한 몰디브는 최근 기후변화로 해수면이 상승해 국가 존립이 위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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