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 120년만의 강진]
국제사회 애도속 속속 지원 의사
단교한 알제리 “인도적 비행 허용”
전쟁중 우크라-러도 “연대” 밝혀
규모 6.8의 강진으로 사망자가 2000명을 넘어선 북아프리카 모로코를 향해 국제사회는 애도를 보내며 속속 지원 의사를 밝히고 있다.
7개월 전 5만 명이 숨진 대지진 참사를 겪은 튀르키예(터키)가 앞장섰다. 튀르키예 재난·비상사태 관리위원회는 9일(현지 시간) “모로코가 지원을 요청하면 265명의 구호·구조대를 파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도 이날 X(옛 트위터)에 “우호적이고 형제애 넘치는 모로코에서 지진 피해를 입은 모든 국민에게 행운을 빈다”며 “모든 수단을 다해 모로코 형제들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모로코와 국경을 맞대고 있지만 서부 사하라 영토 분쟁으로 2021년 국교를 단절한 알제리도 10일 모로코에 폐쇄한 자국 영공을 개방하고 인도적 지원과 의료 목적 비행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2018년 모로코와 외교 관계를 끊은 이란도 외교부 명의 성명을 내고 애도를 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모로코 지진으로 인한 인명 피해와 참상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존 파이너 미 백악관 국가안보부보좌관은 “의료 등을 지원할 수색구조팀 및 지원 자금도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고 미 CNN 방송은 전했다.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도 모로코에 대한 연대 의사를 나타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마라케시 지역에서 발생한 끔찍한 지진으로 희생된 이들에 대해 무함마드 6세 국왕과 모든 모로코 국민에게 가장 깊은 애도를 전한다”며 “우크라이나는 비극적 시기에 모로코와 연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무함마드 6세에게 조전(弔電)을 보내 “모로코의 우호적 국민과 슬픔을 함께한다”고 밝혔다고 크렘린궁이 전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성명을 내고 “피해 지역의 조속한 복구를 진심으로 기도한다. 현지 필요에 따라 모든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이번 지진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며 “중국 정부와 국민을 대표해 희생자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전했다.
모로코 축구대표팀 단체헌혈 “생명 구해야”
佛서 활동 하키미도 헌혈사진 올려 현지 병원측 “헌혈 요청한다” 호소
“가능한 한 많은 생명을 구하기 위해 헌혈해야 합니다. 당신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모로코 강진 이틀째인 9일(현지 시간) 모로코 축구 국가대표 아슈라프 하키미(25·파리 생제르맹)가 자신이 헌혈하는 사진을 X(옛 트위터)에 올리며 함께 올린 글이다. 모로코 축구 국가대표팀 전원도 이날 헌혈하며 각각의 사진과 헌혈 참여를 독려하는 글을 인스타그램 등에 올렸다.
지난해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아프리카 국가 사상 최초로 4강에 진출한 이후 모로코 국가대표팀은 국가적 영웅으로 떠올랐다. 특히 한국 축구 국가대표 이강인 선수와 한 팀에서 뛰고 있는 하키미는 그중에서도 최고 스타로 꼽힌다.
8일 심야에 발생한 강진으로 10일 오전 현재 2000명 넘는 부상자가 발생했고 이 가운데 1400여 명은 중상으로 알려져 치료를 위해 혈액 공급이 시급한 상황이다. 주로 아틀라스산맥 고원 지대 산간 마을에서 발생한 중상자들은 도시 마라케시 병원 등으로 속속 옮겨졌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마라케시에 있는 무함마드 6세 국제대병원 응급실로 구급차가 끊임없이 드나들고 있다”고 전했다. 마라케시 헌혈센터는 “(부상자를 위한) 수혈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모로코인에게 헌혈을 요청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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