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등 공화후보에 패할 우려”
민주당 지지층, 바이든에 부정적
해리스-뉴섬 등 대안후보로 거론
민주당 주류는 “바이든으로 가야”
재선 도전을 선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포함한 대부분의 공화당 대선 주자들에게 고전할 수 있다는 여론조사가 나온 가운데 미국 집권 민주당 안팎에서 다시 대안 후보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10일 공개된 미 CBS 인터뷰에서 ‘통수권자가 될 준비가 돼 있느냐’는 질문에 “필요하다면 준비가 돼 있다”며 “하지만 조 바이든(대통령)은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 공화당이 80세인 바이든 대통령의 나이를 지목하며 ‘바이든 대통령에게 투표하면 해리스 부통령이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공세를 펴고 있는 데 대한 반격이다. 하지만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대체 후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 철회 시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에 도전할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레드 웨이브’(공화당 압승)를 막아내며 ‘재선 불가론’을 간신히 잠재웠던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지지율 하락으로 다시 위기론에 휩싸였다. CNN이 6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선 응답자의 46%가 공화당이 어떤 대선 후보를 내더라도 바이든 대통령보다 나은 선택이라고 답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여론조사에선 민주당 지지층의 3분의 2 이상이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 내에서도 대체 후보를 요구하는 공개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 딘 필립스 하원의원(미네소타)은 지난달 “트럼프를 이기려면 지지율 40%인 80대 정치인에게 도박을 걸어선 안 된다”고 직설적으로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새 회고록을 펴낸 프랭클린 포어는 최근 미 NBC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철회하더라도 나에게는 완전히 놀라운 일이 아닐 것”이라고 말해 ‘대안 후보론’에 불을 지폈다.
실제로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9일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 철회 시 민주당 유력 대안 후보로 해리스 부통령과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 등을 꼽았다. 특히 뉴욕타임스(NYT)는 공화당 우세주를 방문해 낙태, 인종교육 등을 두고 토론을 벌이고 있는 뉴섬 주지사를 조명하며 “가장 눈에 띄는 민주당 후보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 주류에선 여전히 바이든 대통령을 중심으로 대선을 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정치 자문이었던 더글러스 쇼언은 한 기고문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철회하면 트럼프의 지위가 오히려 강화되고 당선 가능성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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