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중국의 대만 통일을 전망하는 발언을 하자 대만 외교부가 나서 “대만은 중국의 일부가 아니며, 결코 나라를 팔 수는 없다(Taiwan is certainly not for sale)”고 항의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우자오셰(吳釗燮) 대만 외교부장은 13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를 통해 “중국 공산당에도 X를 자국민에게 개방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이같이 항의했다.
중국은 언론 검열이 심해 외산 소셜미디어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는데, X를 소유한 머스크가 정작 자신의 사업을 방해하는 중국은 못 본 척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우 부장은 “머스크가 우크라이나의 대러 반격을 좌절시키기 위해 스타링크 접속을 막은 것처럼 (중국이 X를) 금지하는 게 좋은 정책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비꼬았다.
지난 12일 출간된 머스크 전기에는 지난해 일론 머스크가 확전 가능성을 우려해 자신이 설립한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저궤도 위성통신 네트워크인 스타링크의 우크라이나 지역 서비스를 일방적으로 차단했다는 내용이 게재됐다.
이로 인해 당시 크름반도의 항구도시 세바스토폴 해역에서 러시아 함대를 상대로 작전을 수행하던 우크라이나 해군의 무인 잠수함은 위성과의 통신 연결이 끊겼고 아무런 공격을 하지 못한 채 해변으로 떠내려갔다고 한다.
논란을 낳은 머스크의 발언은 전날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나왔다. 이 자리에 화상으로 참석한 머스크는 사회자로부터 ‘중국의 미래를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을 받자 “나는 중국을 아주 잘 안다. 고위급 인사들과 자주 만났다”며 “그들의 정책은 대만을 중국에 재편입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중국 입장에선 대만은 (미국의) 하와이 같은 곳”이라며 “임의로 (대만이) 중국의 일부가 아니게 된 것은 미국의 태평양 함대가 (중국의) 무력 통일 노력을 저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대만이 중국 해안과 맞닿아 있어 전략적 방어가 쉽지 않다”며 “중국이 대만은 침공한다면 중국의 군사력은 미국을 훨씬 능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머스크가 친중 발언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머스크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대만을 홍콩처럼 중국의 특별행정구역으로 지정하면 양안 긴장을 해소할 수 있다고 주장해 대만 정부의 강력한 항의를 받았다.
중국 상하이에 테슬라 공장이 있는 데다 지난해 전 세계 전기차의 60%가 중국에서 판매된 만큼 머스크로서는 대만의 항의를 받더라도 중국과 밀착하는 게 이득이다. 머스크의 잇따른 친중 발언에 최근 대만 정부는 스타링크를 대체할 저궤도 위성통신 사업자로 영국과 유럽 기업을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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