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공무원과 공기업·기관 직원의 아이폰 사용을 금지한 것에 대해 미국이 “미 기업에 대한 보복”이라며 사실상 경제 보복으로 규정했다. 미국은 중국의 희귀 광물 수출 통제 조치보다 아이폰 사용 금지 조치를 더 본격적인 대응으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13일 중국의 공무원 등에 대한 아이폰 사용 제한 조치에 대해 “미국 기업에 대한 공격적이고 부적절한 보복의 일환인 것 같다”고 밝혔다. 백악관이 중국의 아이폰 사용 규제 조치를 경제 보복으로 규정한 것은 처음이다. 미국의 ‘디리스킹(derisking·탈위험)’은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는 첨단기술에 제한적으로 적용되지만 중국은 이를 빌미로 민간기업 애플에 무차별 보복을 가한다고 본 것이다. 중국은 공무원 등에게 아이폰 대신 자국산 제품을 쓰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마오닝(毛寧)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아이폰 사용 금지 조치와 관련해 “중국은 애플 등 외국 브랜드 구매를 금지하는 법률과 규정을 제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중국은 보안을 매우 중요시한다”면서 “애플 스마트폰의 보안 사고에 대한 많은 언론 보도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보안 문제를 새롭게 제기했다. 그의 발언은 보안 위험이 있는 아이폰을 사실상 사용하지 말라는 지시로 중국인들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애플과 중국 화웨이가 중국에서 미중 경쟁 대리전을 펼치고 있는 모양새다. 로이터통신은 12일 “중국 시장에서 소비자들은 (22일 출시되는) 아이폰 15보다 화웨이 신규 스마트폰을 선호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뉴스 포털 시나닷컴이 화웨이 새 스마트폰인 ‘메이트 60 프로’와 ‘아이폰 15’ 중 어떤 것을 구매할지 물은 설문조사 결과 화웨이가 6만1000표, 애플이 2만4000표를 얻었다는 것. 메이트 60 프로는 미국의 반도체 장비 규제 속에서 7나노미터(nm·1nm는 10억분의 1m) 공정 반도체 칩이 탑재돼 있다. 중국에서는 “메이트 60 프로 출시가 미국의 제재에 대한 중국의 승리”라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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