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적 감춘 ‘인민 호날두’ 한광성, 이탈리아서 北으로 돌아가

  • 동아닷컴
  • 입력 2023년 9월 15일 10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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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벤투스 영입 당시 한광성. 유벤투스 제공
유벤투스 영입 당시 한광성. 유벤투스 제공

역대 북한 축구 선수들중 최초로 유럽 5대 축구 리그에서 득점을 기록해 ‘인민 호날두’로 불리던 축구선수 한광성이 북한으로 돌아간 것이 확인됐다.

14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는 최근 북한 스포츠 전문가 이탈리아의 마르코 바고치와 인터뷰를 통해 “이탈리아에 있는 한광성의 절친과 최근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가 8월 중순 떠난 것을 확인해 줬다”고 전했다.

매체는 또 다른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한광성이 지난달 중순 중국 베이징을 거쳐 다른 북한 주민들과 함께 북한으로 갔다고 전했다.

지난달 22일 북한은 코로나19 사태로 국경을 봉쇄한 지 3년 7개월여 만에 북한 국영항공사인 고려항공 여객기를 베이징으로 보냈다. 이 여객기는 베이징에서 북한 주민 200여 명을 태우고 평양으로 돌아갔는데 한광성도 이때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국가대표팀을 지도했던 요른 안데르센 감독이 지난 1월 한광성의 거주지를 파악한 결과 그는 이탈리아에 있었다. 안데르센 감독은 “지난해를 마지막으로 (한광성이) 더는 연락을 받지 않는다”며 “최근에는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광성은 2017년 칼리아리 유니폼을 입고 이탈리아 축구 1부리그인 세리에A에서 골을 넣으며 주목받았다. 이후 그는 2019년 세계적인 축구 명문 구단인 유벤투스로 이적했다.

하지만 한광성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로 인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더 이상 해외무대에서 뛸 수 없게 됐다.

대한민국 국가대표팀과 경기를 하고 있는 한광성. 뉴시스
대한민국 국가대표팀과 경기를 하고 있는 한광성. 뉴시스

2020년 8월 21일 한광성은 알아흘리를 상대로 한 시즌 마지막 경기에 나왔고 그는 동료들과 함께 ‘챔피언’이라고 쓰인 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후 그는 종적을 감췄다.

대북제재로 활동이 제한된 한광성은 2020년 1월 카타르 프로팀 알두하일로 이적했지만 그해 소속구단으로부터 계약만료를 통지받고 이탈리아로 돌아갔고, 결국 지난달 북한으로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한광성의 유소년팀 동료였던 니콜라스 페닝턴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정말 좋은 선수였다”며 “적응도 곧잘했고, 사람들과도 잘 어울렸다”고 평가했다.

다만 페닝턴은 “북한에 관련된 질문을 하면 매우 조심스러워서 대화가 끝났다. ‘경호’라고 부르는 사람 한 명을 늘 데리고 다녔다”며 “그의 축구 경력이 정치적 이유로 끝난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북한은 해외 노동자들을 귀국시킨 후 감시와 자기비판, 강도 높은 사상 교육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북한 정권의 특성상 한광성은 당분간 국제대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 공식 정보 사이트(마이인포)가 지난 13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 축구 선수단 명단에 한광성은 포함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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