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16일 러시아 극동 연해주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을 만나 극초음속미사일 ‘킨잘’을 비롯한 러시아군의 첨단 무기들을 차례로 시찰한 뒤 러시아 고전 발레 공연인 ‘잠자는 숲속의 미녀’를 관람했다.
러시아 국영 타스·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김 총비서는 이날 저녁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 도심 해안가에 위치한 마린스키 극장을 찾았다. 의전 차량에서 내린 김 총비서는 러시아 측 인사들과 함께 곧장 4층 중앙에 있는 관람석으로 이동했다. 이들이 착석한 지 5분 만에 표트르 차이콥스키가 작곡한 발레 공연이 시작됐다고 한다.
이 자리에는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러시아 천연자원생태부 장관, 올렉 코제미야코 연해주 주지사,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가 배석했다. 마체고라 대사는 극장 안으로 들어가는 길에 러시아 취재진과 만나 자신이 김 총비서 바로 옆에 앉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체고라 대사가 한국어에 능통한 만큼 지근거리 의전을 담당한 것으로 보인다.
마체고라 대사는 김 총비서가 공연을 보고싶다는 의사를 먼저 타진했다며 “북한에는 클래식 발레가 없지만 아마 TV에서 봤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총비서는 이날 1막만 관람한 뒤 다시 의전차량을 타고 극장을 떠났다. 공연은 전석 매진이었으며 김 총비서 일행의 등장에 관람객들을 상대로 한 보안 검사가 대폭 강화됐다.
앞서 이날 오후 김 총비서는 블라디보스토크 국제공항 인근 크네비치 군 비행장에서 쇼이구 국방장관을 만나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러시아 극초음미사일 ‘킨잘’과 전략폭격기 ‘투폴레프’ 3종을 시찰했다.
이후 블라디보스토크항에 정박한 러시아 해군 태평양함대 호위함 ‘ 마셜 샤포시니코프’에 탑승해 러시아의 대함미사일 Kh-35 ‘우란’과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 ‘칼리브르’, 대잠박격포 RBU-6000 등을 둘러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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