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선서 트럼프 당선땐 北 방어, 한국이 주도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9월 17일 15시 57분


코멘트

공화당 정권 인수 프로젝트서 제안 나와
주한미군 감축 ‘동맹 리스크’ 커질 우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뉴시스
내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당선되면 북한의 재래식 전력에 대한 방어를 한국이 주도하도록 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인도태평양에 배치된 미군이 대(對)중국 억지력에 집중할 수 있도록 주한미군 역할을 축소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는 주한미군 감축 논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한반도 정세를 흔들 수 있는 변화가 담긴 공화당 집권 계획 윤곽이 드러나면서 ‘동맹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인태 지역 집단안보체제 가속화”

트럼프 행정부 출신 참모를 비롯한 각 분야 미 전문가 350여 명은 최근 보고서 ‘180일 계획’을 발표했다. 내년 대선에서 현재 야당인 공화당으로 정권이 교체되면 새 대통령 취임 후 180일 이내 추진할 외교 국방 정보 경제 산업을 비롯한 각 부처별 정책 과제를 총망라한 정책 제안 보고서다. 180일 계획은 보수 성향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 등 45개 단체가 참여한 정권 인수 프로젝트 ‘프로젝트 2025’ 일환으로 나온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당선된다면 프로젝트 2025를 통해 내각 및 참모 인재 풀을 구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크리스토퍼 밀러 전 국방장관 대행이 작성한 국방 분야 보고서는 최우선 개혁 과제로 중국에 대한 억지력을 우선시하는 것과 동맹국에 대한 방위비 분담 확대를 꼽았다. 국방 분야 보고서는 “중국은 대만이나 필리핀 한국 일본 같은 (미국) 동맹국을 종속시킬 수 있다”며 “미국 국방계획은 중국, 특히 대만에 대한 효과적인 방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 동맹국들은 재래식 방어에 훨씬 더 큰 책임을 맡아야 한다”며 “한국이 북한에 대한 재래식 방어를 주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북한 핵과 미사일을 제외한 재래식 전력에 대한 대응에서 주한미군 역할을 축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미 육군대학원 산하 전략연구원(SSI)이 트럼프 행정부 당시인 2020년 중국 견제를 위한 미군 재배치를 위해 한국이 재래식 지상 방어에 더 큰 책임을 맡아야 한다고 제안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 보고서는 또 “집단안보 모델을 창설하기 위한 더 큰 지출과 대만과 일본 호주 같은 아시아태평양 동맹국들의 협력을 지원해야 한다”고 밝혀 인도태평양 지역의 집단안보 체제 구축 가속화와 방위비 분담금 확대 필요성을 주장했다.

보고서는 북한 핵과 미사일 대응을 위해선 잠수함 발사 핵 순항미사일(SLCM-N)을 개발하고 특히 미 본토를 방어하기 위한 차세대 요격미사일(NGI)을 최소 64기 이상 배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미국의 모든 핵 역량과 관련 인프라는 냉전시대 구축된 것”이라며 “차기 행정부는 핵 3축(핵미사일 탑재 전략핵잠수함·SSBN, 전략폭격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현대화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모든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

외교 분야에서는 미국과 일본 인도 호주가 참여하는 안보협력체 ‘쿼드(Quad)’를 인도태평양 전략의 중심으로 두고 쿼드를 확대해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보고서는 “국무부는 다른 지역 강대국이 상호 관심 사안에 대한 쿼드 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쿼드 플러스(+)’ 개념을 촉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선 쿼드 플러스에 한국 등을 포함시키는 방안이 검토된 바 있다.

무역 분야에선 모든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고 중국의 개발도상국 지위를 종료하는 등 중국에 대한 강경 정책이 대거 담겼다. 또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에 관세를 비롯한 무역 협정을 추가하는 것에 대한 제안도 포함됐다. 보고서는 또 작은 정부로의 개혁을 위해 새 정부 출범 첫날 연방 공무원을 최다 5만 명 해고하고 일부 부처를 폐지하는 등 대대적인 개편에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