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중국 경제, 잃어버린 30년 일본보다 더 나빠질 수도”

  • 뉴스1
  • 입력 2023년 9월 18일 08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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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상황은 잃어버린 30년을 겪은 일본보다 더 나쁠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경고했다. 중국은 인구 문제부터 미국과의 디커플링(비동조화)까지 1980년대 버블 이후 일본이 겪지 못한 도전에 직면했다는 이유에서다.

중국은 높은 부채 수준, 인구 고령화, 디플레이션 조짐 등 많은 유사점을 30년 전 일본과 공유한다. 일본처럼 중국은 수 년 간의 놀라운 경제성장 이후 부동산 거품이 꺼지고 있다. 민간 기업들은 저금리에도 투자를 꺼리며 통화완화의 힘을 잃고 있다는 불안감도 커졌다.

또 중국의 인구가 더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으며 2022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했다. 일본이 버블 붕괴 후 거의 20년이 지난 2008년에야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했다는 것과 대조된다.

더 심각한 문제는 중국이 부국이 되기 전에 장기 성장률이 약해지는 시기, 즉 부국이 되기 전에 늙어가는 시기에 접어들고 있다는 점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세계은행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의 1인당 소득은 2022년 1만2850달러로 1991년 2만9080달러인 일본보다 훨씬 낮다.

부채 문제도 있다. JP모건에 따르면 지방 정부의 차입을 고려하면 중국의 총 공공 부채는 2022년 국내총생산(GDP)의 95%에 달한다. 1991년 일본의 총 공공부채는 GDP 대비 62%였다. 높은 부채수준은 중국 당국이 재정 부양책을 추진할 수 있는 능력을 제한한다고 WSJ는 경고했다.

외부 압력도 과거의 일본보돠 현재의 중국에 더 거세게 가해지고 있다. 일본은 무역 파트너들로부터 많은 비난을 받았지만 미국의 군사 동맹국으로서 현재 일부 분석가들이 미중 관계를 묘사하는 것처럼 “신냉전”의 위험에 처하지는 않았다.

반면 현재 미국과 동맹국들은 중국의 첨단 기술 접근을 차단하고 중국 공급망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이로 인해 올해 중국에 대한 외국인 직접 투자가 급감했고 이는 장기적으로 성장을 크게 둔화시킬 수 있다고 WSJ는 전망했다.

씨티그룹의 수석 아시아 이코노미스트인 요한나 추아는 WSJ에 “중국의 전반적인 성장 전망이 일본보다 더 급격히 둔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자산 거품이 그리 크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모건 스탠리는 중국의 부동산 가치 비율이 2014년 GDP의 170%에서 2020년 260%로 정점을 찍은 것으로 추정한다. 중국 주식 시장은 2021년에 GDP의 80%로 정점을 찍은 후 현재 GDP의 67%에 머물러 있다.

반면 일본에서는 1990년 GDP 대비 토지 가치가 560%에 달했다가 1994년에는 394%로 떨어졌다고 모건스탠리는 지적했다. 도쿄 증권거래소의 시가총액은 1982년 34%에서 1989년 GDP의 142%로 증가했다.

또 중국의 도시화율은 2022년 65%로 1988년 77%였던 일본에 비해 낮다는 점도 중국에 유리하다. 사람들이 도시로 이주하여 비농업 일자리를 차지하면 생산성과 성장을 높일 수 있는 더 많은 잠재력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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