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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리비아 군부, 구호 활동 정치적 무기화…통제력 강화에 악용
뉴시스
업데이트
2023-09-18 10:54
2023년 9월 18일 10시 54분
입력
2023-09-18 10:51
2023년 9월 18일 10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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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프타르 사령관, 구조 격려 홍보활동 집중
“도움은 안 되고 병목 현상만 야기” 비판
“모든 원조 군부 집중돼 재난 대응 지연”
대홍수 참사가 발생한 리비아 북동부 도시 데르나를 장악 중인 군부가 구호 활동을 통제력 강화에 악용한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17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리비아국민군 할리파 하프타르 사령관과 그 아들들은 인도주의 구호 활동을 통제력 행사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리비아는 2011년 내전 이후 동부 리비아국민군과 서부 통합정부로 양분됐으며, 데르나가 속한 지역은 리비아국민군이 장악 중이다.
데르나는 군부 실권자인 하프타르 사령관과 그 아들들이 통제하고 있다. 하프타르 사령관은 미국 시민권자로 전직 CIA 요원으로 알려졌다.
하프타르 아들들은 광범위한 금융 네트워크와 군사적 이권을 장악하고 있다. 장남 엘세딕은 대니얼이 데르나를 강타한 당일 리비아 대선 출마 선언을 하기도 했다.
부실한 재난 대응과 수습에 대한 불만이 거세게 일자 이들은 군부가 구조 및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홍보 활동에 나섰다.
하프타르 사령관은 지난 15일 직접 데르나 지역을 둘러보며 구조대원들을 격려하는 홍보 활동을 하기도 했다.
다만 이 같은 활동이 도움이 되기보다 병목 현상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민간 싱크탱크인 대서양 위원회의 리비아 분석가 아마데딘 바디는 “군부는 본질적으로 구호 활동에 도움이 되기보다 병목 현상을 일으키고 있다”며 “책임과 비난은 회피하면서 통제력만 행사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프타르 사령관의 홍보 활동에 대해 “기존 선전 채널을 활용해 통제력을 행사하는 동시에 구호 (활동을) 관리하는 인터페이스 역할을 하고 있다”며 “하프타르의 방문은 병목 현상 문제의 축소판”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데르나) 구호 활동은 주로 자원봉사자, 의료진, 적신월사, 보이스카우트, 외국 수색 구조팀이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프타르 사령관의 유력한 후계자로 알려진 아들 사담 하프타르가 재난대응위원회 수장으로서 역할을 이용해 국제 원조를 장악하는 동시에 국제적 지위를 정당화하려 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사담 하프타르는 리비아국민군 산하 조직인 민병대를 이끌고 있으며, 최근 국제앰네스티는 사담이 “살인, 고문 및 학대, 실종, 강간 및 성폭력, 강제 이주 등 끔찍한 일들을 자행하고 있다”고 비난한 바 있다.
영국 국제 안보 싱크탱크인 왕립합동군사연구소의 리비아 전문가 잘렐 하차우이는 “모든 게 하프타르 일가 손에 집중돼 있다”며, 이들 때문에 재난 대응이 지연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리비아 적신월사에 따르면 지난 10일 데르나를 강타한 폭풍 대니얼로 댐 두 곳이 무너지면서 최소 1만1300명이 사망하고 1만명 이상이 실종됐다.
서부 통합정부는 이번 홍수로 데르나 내 건물 약 900채가 무너졌다고 발표했다. 건물 200여채는 부분 파손됐고, 약 400채는 진흙에 완전히 잠겼다. 도시 4분의 1이 홍수 영향을 받고 있는 셈이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데르나 중심지는 공식 재난 지역으로 선포돼 접근이 차단됐다.
시신 수습과 생존자 수색을 위한 구조 활동이 계속되는 가운데, 현지 소식통은 응급 구조대원들이 군부 무장 세력에게 포위된 채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인도주의적 지원을 통제하기 위한 노력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주민들은 현재 전기, 식수, 식량 부족으로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거리에 방치된 시신이 부패하면서 전염병 창궐 우려도 커지고 있다.
리비아 동부 정부 수반인 오사마 하마드는 수인성 질병 확산 우려로 데르나 전체를 봉쇄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상태다.
한편 리비아 검찰은 데르나 참사를 부른 댐 붕괴 관련, 유지 관리 예산 수백만 달러 사용처 등을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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