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州) 알링턴에 사는 사회인류학자 프리실라 레이천 린은 최근 배우 안효섭(28·사진) 사진을 내건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다이렉트 메시지(DM)를 받았다. 넷플릭스로 드라마 ‘나빌레라’를 본 뒤 한국 드라마에 빠진 린은 ‘사내맞선’까지 섭렵하고 그의 팬이 된 터였다. 좋아하는 한국 배우들 소셜미디어를 드나들던 린은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느꼈다. 자신이 배려심 많고 신중하며 재미있는 사람이라는 걸 배우들이 알아봐준 것 같다는 기분까지 들었다.
DM 왕래를 이어나가던 린은 이런 답장을 받았다. “구글 챗(메신저 앱)에서 만나자. 우리만의 공간이다(The line’s private).” 린은 바로 응했다. 이후 강박적으로 앱을 드나들며 답장이 왔는지 확인했다. 하지만 안 씨라고 믿었던 상대방은 신용카드 정보를 요구했다. 소셜미디어로 접근해 호감을 산 뒤 돈을 뜯어내는 사기 수법 ‘로맨스 스캠’이었던 것이다. 린은 바로 대화를 그만뒀다.
린은 이 같은 경험을 19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실었다. 린은 “K-드라마 작품 목록을 늘려가며 많은 배우들을 짝사랑 명단에 추가했다”면서 “내 마음을 사로잡은 남자들을 만나고 싶었다”고 속을 수밖에 없던 이유를 털어놨다. 이어 “스스로를 특별하다고 생각한 내 자신이 바보 같았다”며 “사기꾼이 나를 비웃을 것이라는 생각에 굴욕감을 느꼈다”고도 했다.
자칫 한류 스타에 대한 팬심을 악용한 피싱 범죄의 피해자가 될 뻔했다는 사실을 털어놓은 린은 “노부인에게 낭만적인 환상은 남겨 달라. 난 아직도 (K-드라마) 화면에 붙어 있다”면서 이같은 사기에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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