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홍수 참사’ 데르나, 통신망 단절로 수습 난항…‘전염병’ 우려도

  • 뉴시스
  • 입력 2023년 9월 21일 14시 43분


케이블 끊어지면서 정전…고장 원인 조사 중
수인성 질병 우려로 피해 극심한 지역 봉쇄
당국 "댐 붕괴 엄정 수사"…주민들 "못 믿겠다"

리비아 북동부 도시 데르나에서 대홍수 참사가 발생한 지 열흘이 지난 가운데 수색팀이 통신망 파괴로 시신 수습에 난항을 겪었다.

20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리비아 국영 통신사는 전날 광섬유 케이블이 끊어지면서 정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모하메드 알 브다이리 대변인은 “시신 수습 과정에서 발생한 건지 사보타주(방해 공작) 때문인지 확인하기 위해 조사 중”이라고 현지 매체에 전했다.

케이블 단절로 이날 데르나에선 종일 인터넷과 전화 서비스가 중단됐다. 당국은 20일 저녁 통신이 복구됐다고 발표했다.

데르나에는 지난 10일 폭풍 대니얼 강타로 전례 없는 폭우가 쏟아졌다. 그 영향으로 11일 새벽 데르나 인근 댐 두 개가 붕괴했고, 도심을 가로지르는 강물이 순식간에 폭발적으로 불어나면서 도시를 휩쓸었다.

당국자들은 이번 홍수로 도시 4분의 1가량이 침수됐다고 발표했다.

수색팀은 주민 수천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대부분 잔해 아래나 바닷속에 묻혀 있다고 전했다.

열악한 현지 상황과 정치적 불안정으로 정확한 사망자 수는 집계되지 않고 있다. 정부 관계자들과 구호 기관들이 파악한 사망자 규모는 약 4000명에서 1만1000여명에 이른다.

유엔 국제이주기구(IOM)는 데르나에서만 이재만 3만명이 발생했고, 리비아 전역에서 최소 4만명이 거처를 잃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주민 상당수가 리비아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 임시 거처나 보호소에 머무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당국은 수인성 질병 감염 우려로 가장 피해가 극심한 지역을 봉쇄했다고 밝혔다. 보건 당국은 수색 및 구조팀을 대상으로 진행한 예방 접종을 어린이와 다른 피해 지역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사법 당국은 댐 붕괴 관련 수사에 나섰다.

알 사디크 알 수르 검찰총장은 이날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적절한 시기에 조치가 취해졌다면 이 정도 규모의 재앙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엄정히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주민들은 2011년 내전 이후 이어진 분열로 정부 기관을 믿지 못하겠다며 국제기관에서 사고 원인을 조사해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서부의 국가고등평의회도 이날 데르나 참사 관련 “철저한 국제 조사가 필요하다”고 규탄했다.

한편 각국 인도적 지원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날 보호소 천막, 수리 키트, 위생용품, 담요, 물통 등을 실은 미국 선박이 동부 도시 벵가지에 도착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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