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유도 국가대표팀 김철광(27)이 한국 강헌철(대한유도회)을 이기고도 악수 요청을 외면한 채 돌아섰다.
강헌철(용인시청)은 25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샤오산 린푸 체육관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유도 남자 73㎏급 16강전에서 북한 김철광을 상대로 ‘남북 대결’을 벌였다.
두 선수는 치열한 경기를 벌였다. 강헌철은 3분 26초에 지도(반칙) 1개를 뺏으며 유리한 고지를 먼저 밟았으나 정규시간 종료 직전 김철광에게 빗당겨치기 한판을 내줘 패했다.
강헌철은 주심의 승패 선언 직후 악수를 하기 위해 다가갔다. 그러나 김철광은 그대로 뒤를 돌아 매트를 떠났다. 강헌철은 머쓱하게 김철광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코트 밖으로 나갔다.
예를 중시하는 유도에서 보기 드문 장면이다. 유도에선 경기를 치른 두 선수가 악수한 뒤 서로에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하고 퇴장한다. 보통은 승자가 먼저 패배 선수에게 다가가 격려한다.
게다가 김철광은 2018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선수들과 남북 단일팀으로 출전했던 선수다. 대한유도회 홈페이지엔 김철광이 한반도기를 달고 한국 선수들과 웃으며 찍은 단체 사진이 메인화면을 장식하고 있다.
북한은 2021년에 열린 2020도쿄올림픽에 일방적으로 불참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다. 지난해 12월31일 징계가 해제되면서 이번 대회를 통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이후 5년 만에 국제 스포츠 종합 대회에 복귀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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