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휩쓸고 간 터전으로 돌아온 美 마우이 라하이나 주민들

  • 뉴시스
  • 입력 2023년 9월 26일 11시 50분


마우이 당국, 잔해 및 위험 물질에 대한 주의 당부
단계적 개방…모든 주민 돌아오려면 3개월 걸릴 듯
일부 유명 해변공원은 예상보다 일찍 재개장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섬 라하이나 지역의 일부 주민들이 매우 큰 화재가 발생했던 자신들의 터전으로 드디어 돌아갈 수 있게 됐다.

25일(현지시간) 미국 CNN, 하와이안뉴스나우 등 외신에 따르면 라하이나를 재앙적인 불길이 휩쓸면서 마우이섬에서 대부분 마을이 전멸하고 97명이 사망한 지 한 달여 만에 마우이 당국은 일부 주민들이 터전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허용했다.

◆여의도 면적 3배 태워…석면·중금속 잔해 ‘주의보’


마우이 당국은 소셜미디어(SNS) 채널인 페이스북에 2170에이커(약 878만㎡)를 태운 라하이나 산불은 완전히 진압됐지만 여전히 “많은 위험이 남아있다”고 게시했다. 마우이 산불은 서울 여의도 면적(290만㎡)의 3배나 넓은 지역을 태웠다.

마우이 당국은 산불 복구 웹사이트를 통해 “화재 피해 장소는 여전히 석면, 중금속, 플라스틱 연소 부산물, 기타 화학물질 등 위험한 다른 잔해들로 덮여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주민들이 불에 탄 집을 치우려고 하는 것이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건강상의 위험을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당국 관계자들은 말했다. 재와 잔해를 잘못 다루면 위험한 물질이 공기 중에 퍼질 수 있다.

◆위험 제거 후 단계적 개방…식수 교통 의료 등 제공 계획


당국은 잠재적인 위험을 안전하게 제거하기 위한 방안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우이 당국 관계자는 “재난지역이 구역별로 분리돼 주민들이 안전하게 재진입할 수 있도록 점검한 후 주민들에게 단계적으로 개방될 것”이라고 말했다.

25일 귀환이 허용된 주민에는 식수, 교통, 의료 및 정신건강 관리 등의 지원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마우이 당국 관계자가 전했다.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지난주 “일부 위험이 남아 있지만 하와이 공무원들은 주민들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모두가 완전히 라하이나에 돌아오기까지 3개월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음달 8일 서부 관광객에 개방…실향민엔 주거지 마련


그린 주지사는 사랑하는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간 곳으로 돌아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주민들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을 보게 되면 슬픔에 잠기고 큰 절망에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마우이 산불은 약 3000채의 주택과 사업장에 피해를 줬으며, 약 40억~60억 달러(약 5조3500억원~8조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라하이나 지역의 관광 산업은 산불로 인해 파괴되었고, 많은 주민이 집과 일자리를 잃었다.

그린 주지사는 마우이 서부를 10월 8일 관광객들에게 다시 개방할 계획이며, 7400명 이상의 실향민에게 장기 거주지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 매체인 하와이안뉴스나우에 따르면 라하이나의 유명 관광지인 라우니오포코 해변공원의 경우 여러 기관의 노력으로 지난 주말에 예정보다 일찍 재개장했다.

리처드 비센 시장은 “라우니오포코 해변공원을 예상보다 빨리,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해준 데에 우리 주 공원 부서 직원들의 도움이 컸다. 이제 주민들은 수 세대에 걸쳐 라하이나의 중요한 공원이었던 곳으로 돌아와 즐길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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