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해함대 사령관 죽었나 살았나…우크라전 허위정보전 점철

  • 뉴시스
  • 입력 2023년 9월 27일 09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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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관 회의 동영상 배포한 러 국방부 생존 여부 흐려
전쟁 초에도 모스크바함 함장 생존 양측 주장 엇갈려
우크라 허위정보전 기민…지난해 북동부 탈환전 대성공

우크라이나군이 크름반도의 흑해함대 사령부를 공격해 빅토르 소콜로프 사령관 등 지휘관 33명이 숨졌다고 발표한 하루 뒤 러시아 국방부가 흑해함대 사령관이 참석한 화상회의 장면을 공개했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점철된 온갖 허위정보전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가 지난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6주 만에 러시아 흑해함대의 기함인 모스크바함이 우크라이나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아 침몰했다.

당시 우크라이나 당국자는 모스크바함의 안톤 쿠프린 함장이 숨졌다고 발표했으나 러시아 해군이 모스크바함 생존자를 비추는 동영상에 쿠프린 함장이 포함된 장면을 공개했다.

쿠프린 함장이 생존했는지, 아니면 그와 닮은 사람이 동영상에 등장했는지 등은 결국 끝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 사기를 꺾으려 일부러 헛 정보를 퍼트렸는지 아니면 단순한 착각이었는지도 밝혀지지 않았다.

모스크바함 함장 사건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가짜, 허위 정보 전쟁과 선전전이 일상적이라는 점을 상기하게 하는 사례 중 하나다. 국내에선 사기를 진작하고 적국의 사기를 꺾거나 함정으로 유도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이에 따라 공표된 정보가 사실로 확인되지도 않고 발표의 배경이 무엇인지도 쉽게 파악하기 어렵다.

이번에도 흑해함대 사령관의 전사를 묻는 질문에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궁 대변인은 국방부에 물어보라고만 답했고 러시아 국방부가 몇 분 뒤 사령관이 회의에 참석한 동영상을 내보냈다.
그러자 우크라이나가 소콜로프 사령관의 사망 여부를 재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의 허위정보전이 대성공을 거둔 전례가 있다. 지난해 여름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남부 헤르손을 탈환할 것이라는 주장을 여러 번 내보냈다. 실제로 남부에서 공격을 시작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군이 북동부에 배치된 군을 남부로 이동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군은 북동부 하르키우 지역을 전격적으로 공격해 약해진 방어선을 돌파함으로써 러시아군을 패퇴시켰다. 이후 남부에서 공격을 이어간 끝에 헤르손주 주도 헤르손도 탈환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또 매일 러시아군 사상자가 수백 명이라고 발표한다. 이를 믿는 전문가들은 거의 없지만 우크라이나 언론에는 매일 보도된다.

소콜로프 흑해함대 사령관이 실제 사망했다면 러시아의 동영상 공개는 그의 생존 여부를 분명히 하지 않음으로써 우크라이나가 공격에서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음을 시사하려는 시도라고 볼 수 있다.

반대로 우크라이나의 소콜로프 사령관 사망 주장은 러시아 군의 사기를 꺾기 위한 것이거나 러시아의 방공망이 취약함을 강조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

소콜로프의 사망 여부와는 별개로 우크라이나의 흑해함대 사령부 파괴는 모스크바함의 함장 생존 여부와 무관하게 모스크바함을 침몰시킨 일과 마찬가지로 우크라이나군이 올린 큰 전과다. 러시아는 지금도 모스크바함이 폭발사고로 침몰했다고 밝힌다.

우크라이나의 안톤 게라슈첸코 내무장관은 흑해함대 사령부 공격 뒤 큰 전과를 올리지 않으면 선전전이 먹히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 군정보국과 공군이 대공방어가 우수할 것으로 보이는 표적을 순항 미사일로 타격해 거둔 큰 전과”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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