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0년 만에 유엔 통해 아이티에 병력 배치
"950명 이상 납치"…최근 살인 등 범죄 급증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케냐 주도의 다국적경찰력을 투입해 아이티 내 폭력조직 소탕을 돕기로 결정했다.
2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국이 마련한 아이티 다국적경찰력 투입 관련 결의안 초안은 이날 찬성 13표, 중국·러시아의 기권 2표로 통과됐다.
결의안에 따르면 다국적경찰력은 1년 동안 배치되며, 9개월 뒤 재검토될 예정이다. 이는 약 20년 만에 유엔 승인을 통해 아이티에 병력이 배치되는 것이라고 AP통신은 설명했다.
장 빅토르 제네우스 아이티 외무장관은 “단순한 투표를 넘어 사실상 고통받는 국민들에 대한 연대의 표시”라며 “너무 오랫동안 고통을 받아온 국민들에게 한 줄기 희망의 빛”이라고 말했다.
정확한 배치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최근 수개월 내에 아이티에 경찰력이 배치될 수 있다고 밝혔다. 케냐 정부 측은 내년 1월1일까지 경찰력이 도착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력이 얼마나 투입될 지도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앞서 케냐 정부는 1000명의 경찰력을 파견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케냐 외에 자메이카, 바하마 등도 경찰력을 파견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지난달 케냐를 지원하기 위해 1억 달러 등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안보리 결의안 투표는 아이티에서 살인·강간·납치가 급증하는 가운데, 아이티 정부가 폭력조직 통제를 위해 고군분투하며 외국에 도움을 요청한 지 약 1년 만에 진행된 것이다. 지난 2021년 조브넬 모이즈 당시 대통령이 암살된 이후 아이티 정부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유엔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15일까지 아이티에선 2400명 이상이 사망했고, 950명 이상이 납치됐으며, 902명이 부상을 입었다.
아이티 전체 인구 1100만명 중 약 60%는 하루 2달러 미만의 소득을 올리고 있으며, 최근 인플레이션이 심화돼 빈곤 문제가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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