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좀비 마약’ 펜타닐 제조·밀매 중국 기업·개인 제재

  • 뉴스1
  • 입력 2023년 10월 4일 07시 35분


미국 정부가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의 제조와 밀매에 관여한 중국 기업과 개인을 대상으로 한 제재를 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은 이날 성명을 내고 국제적인 불법 마약 확산과 관련된 기업 14곳과 개인 14명을 제재한다고 밝혔다.

제재 목록에 오른 14개 기업 중 1곳은 캐나다에 있으며 나머지는 중국 기업이다. 개인 14명은 2명을 제외하고 모두 중국인이다. 이들은 모두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며 미국 기업이나 미국인과의 거래가 금지된다.

펜타닐은 현재 미국 성인의 사망 원인 중 1위다. 지난해 약물 과다 복용으로 사망한 미국인만 11만명에 달하며 이들 가운데 3분의 2가 합성 마약 복용자였다.

중독성은 헤로인의 50배나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험실에서 합성을 통해 만들어지는 이 마약은 유통도 소량으로 이뤄지고 매번 성분이 달라져 단속도 쉽지 않다.

미국 정부는 중국이 펜타닐 유사 물질을 합성에 서구로 수출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합성마약의 원료인 전구체 물질은 대부분 중국에서 공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미국 법무부는 펜타닐뿐 아니라 필로폰(메스암페타민)과 오피오이드의 유통, 엑스터시(MDMA) 전구체 화학물질의 판매 등에 관한 범죄 혐의로 중국 소재 기업 8곳과 그 기업의 직원 12명을 제소한다고 밝혔다.

메릭 갈랜드 미국 법무장관은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오늘 미국 정부를 대표해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우리는 펜타닐로 미국 국민들을 중독시킨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갈랜드 장관은 “미국인의 죽음으로 끝나는 이 전 세계적인 펜타닐의 공급망이 종종 중국의 화학 업체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파악했다”며 “현재까지 피고인 중 누구도 체포되지 않았으며 중국 정부는 미국 당국의 수사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미국의 움직임에 크게 반발했다.

류펑위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관 대변인은 “중국은 미국의 이번 조치를 강하게 규탄한다”며 “중국 정부는 마약 단속에 대해 확고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류 대변인은 “미국은 중국의 호의를 무시하고 제재와 비방을 통해 중국을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며 “이는 마약 퇴치를 위한 중미 협력의 기반을 심각하게 훼손한다”고 비판했다.

이날 미국의 발표는 갈랜드 장관이 다른 미국 고위 관리들과 함께 멕시코를 방문하기 직전에 나왔다. 멕시코의 마약 조직들은 중국에서 원료를 수입해 펜타닐을 만들어 미국에 공급한다.

미국 검찰은 중국의 일부 화학제품 제조업체들이 펜타닐 원료의 적발을 피하기 위해 허위로 성분표를 작성해 미국에 공급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이 만든 원류 중 일부는 멕시코의 유명한 마약 카르텔 ‘시날로아’로 들어갔다.

미국 재무부는 중국에 본거지를 둔 거대 마약 네트워크가 펜타닐과 필로폰, 엑스터시 제조와 유통에 책임이 있다며 이들이 수천 킬로그램의 마약류를 제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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