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이 3일(현지 시간) 올 1월 취임한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에 대한 해임결의안을 가결했다. 한국의 국회의장 격으로 대통령, 부통령에 이은 미 권력서열 3위 하원의장의 해임은 1789년 미 의회 설립 후 234년 만에 처음이다. 이는 매카시 의장이 속한 야당 공화당 내 강경파 맷 게이츠 하원의원이 제출한 해임안에 집권 민주당 전원과 공화당 강경파 8명이 찬성표를 던진 데 따른 것이다.
하원의장 공백으로 미 정치권의 벼랑 끝 대치가 심해질 것은 물론,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예산 통과 등에 차질이 빚어져 국제 정세에도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이날 하원은 매카시 의장에 대한 해임안을 찬성 216표 대 반대 210표로 통과시켰다. 조 바이든 대통령 일가에 대한 탄핵 조사를 추진한 매카시 의장과 대립해 온 민주당 의원 208명이 전원 찬성했다. 여기에 공화당 강경파 의원모임 ‘프리덤코커스’ 소속 의원 8명이 동조하며 해임안이 가결됐다. 표결에 참여한 나머지 공화당 의원 210명은 모두 반대했다.
하루 전 프리덤코커스 소속 게이츠 의원은 매카시 의장이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을 피하기 위해 바이든 행정부와 45일짜리 임시예산안을 통과시키는 과정에서 민주당에 지나치게 유화적으로 굴었다며 해임안을 제출했다.
하원은 이르면 11일경 신임 하원의장을 뽑기로 했다. 그러나 소수 공화당 강경파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계산을 한 민주당과 손잡고 초유의 의장 해임을 이뤄낸 만큼 신임 의장 선출 과정에서는 물론 이후 의회 운영에서 파행이 장기화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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