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출몰? 확인된 바 없다”…올림픽 앞둔 프랑스 ‘빈대 수습’ 안간힘

  • 뉴스1
  • 입력 2023년 10월 5일 09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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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공공장소에서 빈대를 목격했다는 시민들의 증언이 잇따르자 프랑스 정부가 “빈대 개체수 증가를 뒷받침하는 과학적인 증거가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

AFP 통신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클레멘트 보네 프랑스 교통부 장관은 주요 사업장들과 긴급회의를 주재한 뒤 기자들과 만나 “빈대의 부활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보네 장관은 최근 몇주 동안 파리 지하철이나 시외 열차에서 보고된 사례 중 빈대 출몰로 입증된 사례는 나오지 않았다며 “사안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모든 운영자에게 보고 사례와 입증 사례에 대한 데이터를 공개할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보네 장관에 따르면 최근 몇주간 접수된 빈대 관련 민원은 파리 지하철 운영사인 파리교통공사(RATP) 10건, 프랑스 철도 운영사인 프랑스국유철도(SNCF)는 37건으로 집계됐다. 민원을 받고 확인 절차를 밟았지만, 실제 빈대였던 것으로 드러난 사례는 0건이라는 게 이날 보네 장관의 설명이다.

보네 장관이 구체적인 수치까지 거론하며 수습에 나선 건 지난달 개막해 이달 말까지 진행되는 2023 럭비 월드컵에 이어 내년 7월 파리 올림픽까지 굵직한 국제 스포츠 대회가 연이어 자국에서 치러지기 때문이다. 빈대는 대표적인 후진국형 해충으로 1950년대 프랑스 전역에서 자취를 감춘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 몇주 동안 시민들이 지하철, 기차, 영화관, 학교 등 공공장소에서 본 빈대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앞다퉈 올리기 시작하면서 현지 주요 일간지 1면을 일제히 장식했다. 외신들도 앞다퉈 관련 소식을 보도하기 시작했으며 미국 유명 토크쇼의 유머 소재로 활용되기도 했다.

올림픽 기간 100만명이 넘는 방문객과 206개국 대표단 선수 2만명이 파리를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프랑스 정부는 빈대 목격담이 자국 관광산업과 국가 브랜드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날 올리비에 베랑 프랑스 정부 대변인은 빈대 문제가 “건강을 넘어 경제, 교통, 관광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오는 6일 엘리자베트 보른 총리 주재로 유관 부처 간 회의를 갖겠다고 밝혔다.

전날 국회에선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속한 르네상스당이 빈대 예방을 위한 초당적 법안을 오는 12월 초 발의하겠다고 했다. 현재 프랑스 가정 10곳 중 1곳은 빈대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 방제 작업에 드는 비용이 수십만원인 데다 여러번 반복해도 쉽게 박멸되지 않아 경제적 부담이 큰 편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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