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지속적인 임금 인상 필요성 강조하며 노조에 긴밀한 소통 어필
노동계 지지 받는 야당과 연정 목적으로 대회 참석했을 가능성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5일 일본 최대 노동조합인 렌고(連合·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의 정기 대회에 참석했다고 니혼게이자이·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전 도쿄 시내에서 개막된 렌고 정기대회에 참석해 정부 대표로서 인사를 하고 “경제 열량의 근원은 임금 인상이다”라며 “임금 인상의 큰 물결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지방과 중견, 중소기업까지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총리가 렌고 대회에 참석한 것은 자민당 정권 하에서 2007년 후쿠다 야스오 당시 총리 이후 16년 만이다.
요미우리는 기시다 총리가 이 자리에서 “중점 정책인 지속적인 임금 인상을 위해 노동계와 협조하는 자세를 어필했다”고 보도했고, 니혼게이자이는 “임금 인상과 사람에 대한 투자에 주력하고, 렌고와 긴밀히 소통할 의향을 보였다”고 전했다.
기시다 총리는 높은 수준의 임금 인상률을 달성한 올해 춘투(춘계 노사 교섭)등의 렌고 성과를 언급하면서 정부가 10월 말 마련할 경제대책에 근로자 관점의 정책을 담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일본 최대 노조 연맹을 향해 “경제 선순환을 위해 계속 여러분과 소통하면서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요시노 토모코 렌고 회장은 “임금 인상은 국가적으로 가장 중요 과제”라고 지적하고 “노사정 의견 교환은 앞으로도 반드시 필요하고 실현돼야 한다. 렌고는 대화의 창을 항상 열어놓고 임하겠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가 16년 만에 자민당 총리로서 노조 대회에 참석한 것을 두고 핵심 정책인 임금 인상을 통한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을 추진하려는 행보의 성격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있다.
야권을 끌어들여 정치적 지형을 유리하게 짜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의원 해산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기시다 총리로서는 야당을 ‘내 편’으로 만들어 정치적 입지 강화를 도모할 수 있다.
요미우리는 “정부·자민당 내에는 렌고를 지지 기반으로 하는 국민민주당을 자민·공명 양당의 연립정권에 추가하는 구상이 있다”며 “(기시다)총리는 렌고 대회 참석을 통해 렌고 및 국민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히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이날 렌고 정기대회에는 기시다 총리 외에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이즈미 겐타 대표, 중도 성향 제5당인 국민민주당의 다마키 유이치로 대표도 참가했다.
이즈미 대표는 “고물가가 덮쳐 실질 임금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정부의 대처가 약하다면 입헌민주당이 더 나서서 정치 전체에 긴장감을 갖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마키 대표는 “임금 인상의 실감을 일하는 사람이나 생활자가 느낄 수 있도록 소득세의 감세를 지금이야말로 해야 한다”며 “임금 인상의 흐름을 확실히 하기 위해 여러분과 힘과 마음을 모아나가겠다”고 말했다.
산업별 노동조합을 통솔하는 렌고는 양대 정당제를 지향하고 있으며, 지금은 입헌민주당과 국민민주당을 지지하고 있다. 다만 요시노 렌고 회장은 정책 실현을 위해서는 정부·여당과도 관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고 니혼게이자이가 전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이 급등하는 가운데 내수 주도의 경제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임금인상이 당연한 경제를 만드는 것이 관건이다”라며 “계속 정부 차원에서 노동계와도 긴밀히 소통하면서 구조적 임금인상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고 NHK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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