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을 받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인구밀집 지역에 백린탄을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팔레스타인 국영통신 와파(WAFA)는 11일 보도에서 “이스라엘 전투기가 국제적으로 금지된 백린탄을 사용해 가자지구 북부 카라마 지역을 파괴하고 있다”고 트위터에 게재했다.
앞서 이란이 만든 아랍어매체인 알 아람 뉴스 네트워크는 지난 9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백린탄을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잔인함으로 최악의 비핵무기로 불리는 백린탄은 인의 동소체인 백린을 활용한 무기이다. 백린은 산소에 닿으면 4000도의 열을 내며 연소하기 때문에 주변의 모든 것을 태운다.
불이 잘 붙고 연기가 나는 성질이 강하기 때문에 애초에는 조명탄, 예광탄, 연막탄 등으로 사용됐으나 이후 강력한 연소성을 활용해 네이팜탄 등 소이탄으로 활용됐다. 최근에는 대량 살상을 위해 화력을 집중하는 소이탄 대신 넓은 지역으로 탄을 흩뿌리는 방식의 백린탄이 사용되고 있다.
백린탄은 피부에 닿을 때 내부로 스며들면서 심장이나 간 등 주요 장기와 뼈까지 태우는 끔찍한 효과를 내기 때문에 제네바협정에 의해 인구 밀집 지역에서 사용하는 것이 금지된 무기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백린탄을 사용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8~2009년 가자지구 분쟁 당시 이스라엘은 백린탄 사용을 인정했지만 민간인 거주 지역에는 사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한편 지난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으로 시작된 이번 전쟁으로 양측에선 총 21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왔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대한 폭격을 이어가며 지상군 투입을 예고한 상태다.
이에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민간인 지역을 공습할 때마다 인질을 처형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협상은 없다며 밤샘 공습과 동시에 가자지구에 대한 전기와 식수, 식량, 가스의 공급을 모두 끊으며 전면 봉쇄에 나서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