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당시 납치된 이들의 가족들이 가족의 생환을 고대하며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AFP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좀더 높은 임금을 위해 가장이 이스라엘에 일하러간 태국 가족, 학정을 피해 왔는데 더 큰 고통을 겪고 있는 콜롬비아인들 등 이들의 사연은 제각각이지만 가족의 생사를 몰라 애가 타는 심정은 똑같았다.
리카르다 루크는 하마스 무장세력에 둘러싸인 채 트럭 뒷좌석에서 반라 상태로 의식을 잃고 누워 있던 독일과 이스라엘 이중 국적 여성 샤니 루크(22)의 어머니로, 영상에서 딸을 알아본 이후 악몽같은 삶을 살고 있다.
어머니는 이날 독일 방송사 ARD의 영상 분석 결과 딸이 살아 있지만 심각한 머리 부상을 입어 위독하다는 새로운 정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당초 루크의 가족은 온라인에 유포되던 동영상 속 딸을 문신과 염색한 머리를 보고 알아보았다.
영상에서 무장한 한 남성은 다리로 루크의 허리께를 둘러서 누르고 있었고 한 남성은 레게머리를 한 루크의 머리칼을 움켜 쥐고 있었다. 루크는 이스라엘 남부에서 열린 한 음악 축제에 참석했다가 무장세력에게 체포됐다. 어머니는 “(딸을 살리는 데) 일분일초가 중요하다”면서 “우리는 독일 정부에 신속한 조치를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칸야라트 수리야스리는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태국에서 이스라엘로 간 남편 오와트 수리야스리가 하마스의 인질로 잡혔다는 사실을 알고 가슴이 찢어졌다. 태국 동부 시사켓 지역에 사는 그는 AFP에 “가슴이 아프다”면서 “좋은 소식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남편은 아내와 두 자녀를 위해 더 좋은 집을 짓겠다는 희망으로 2021년 임금이 좀 더 높은 이스라엘로 일하러 갔다. 칸야라트는 “우리는 빚이 많고, 해외에서 일하는 것이 태국에서 일하는 것보다 보수가 더 좋아 남편이 간 것”이라면서 남편이 살아돌아온다면 그를 안아주고 싶다고 말했다. 하마스 공격으로 사망한 외국인들 중에는 태국 국민 18명이 포함되어 있다.
훌리오 루비오는 콜롬비아 마약 카르텔의 폭력을 피해 1990년대 이스라엘로 이주했다. 이제 그는 자신의 26세 딸이 하마스에 의해 인질로 잡혔을까봐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루비오의 딸 이본느는 음악 축제에서 하마스의 공격이 시작되자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전쟁이 시작됐다”고 외쳤다. 하지만 아버지는 콜롬비아의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딸이 전화로 하는 말을 모두 이해하지 못했다”면서 “딸은 숨을 곳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50초동안 통화했고 그후 딸은 다시 전화를 걸어오지 않았다. 딸은 어린 자녀를 두고 있는데 남편도 실종된 상태다.
루비오와 그의 가족은 32년 전 콜롬비아의 폭력 사태를 피해 이스라엘로 이주했다. 루비오는 “우리는 평화를 찾아 여기에 왔다. 하지만 이제 우리가 여기서 어떤 일을 당했는지 보라”고 그는 탄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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