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정찰대 가자 진입…JDAM 폭격 후 지상군 투입 전망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0월 15일 17시 07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단체 하마스에 대한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이 시점 결정만 남은 가운데 이스라엘이 수만 명의 군인을 동원해 곧 가자지구를 침공한 후 하마스 지도부 제거에 나설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1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당초 14,15일 주말을 이용해 지상군을 투입하기로 했지만 흐린 날씨로 공군 및 무인기(드론)의 지상군 지원이 어려워져 투입 시점이 며칠 연기됐다고 덧붙였다. 실제 투입이 이뤄지면 2006년 이스라엘이 이란의 후원을 받는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와 34일간 벌였던 ‘34일 전쟁’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지상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마스를 후원하는 이란은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을 좌시하지 않겠다며 개입 가능성을 거듭 밝혔다. ‘시아파 맹주’ 이란의 개입은 미국, ‘수니파 좌장’ 사우디아라비아 등을 자극해 확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 美, JDAM 폭격 후 지상군 투입 전망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4일 가자지구 인근 군기지를 찾아 장병들을 격려했다. 7일 전쟁 발발 후 그가 처음 이 곳을 찾은 것 또한 지상군 투입 전부터 군 사기를 끌어올리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같은 날 “‘중대한 군사 작전’을 시작할 예정”이라며 “가자지구 북부 주민은 남부로 대피하라는 경고에 귀를 기울이라”고 밝혔다. 앞서 13일 소수의 이스라엘군 정찰대 또한 가자지구에 진입해 현지 상황을 점검했다.

미국의 탐사전문 기자이자 퓰리처상 수상자인 시모어 허쉬는 자신의 웹사이트에 “이스라엘이 15,16일경 합동정밀직격탄(JDAM)을 투하해 가자지구를 공습할 것이며 지상군 투입 또한 즉시 뒤따를 것”이란 글을 게재했다. JDAM은 반경 800m내에 있는 사람을 모두 죽일 수 있는 강력 폭탄이다.

하마스 또한 약 110만 명이 거주하는 가자지구 북부에서 각종 터널과 함정들을 준비해 이스라엘과의 지상전에 대비하고 있다. 이 때 앞서 인질로 잡은 약 150명의 이스라엘 민간인 또한 ‘인간 방패’로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란은 지상군 투입이 이란의 개입을 촉발할 수 있다고 거듭 경고했다.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교장관은 14일 “이란에는 ‘레드라인(금지선)’이 있다. 이스라엘이 지상전을 실행하면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또한 “모든 무슬림 국가는 팔레스타인을 지원할 의무가 있다”고 가세했다.

● 지상군 투입 후에도 난제 산적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진입한다 해도 남아있는 과제 또한 산적해 있다. 우선 이스라엘군은 가자시티 등 주요 도시가 있는 가자지구 북부만 점령할 지, 남부까지 점령할 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마스 지도층이 가자지구 남부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투쟁을 지속할 가능성 또한 높다.

하마스 지도부를 모두 몰아낼 수 있다 해도 통치권에 관한 논란 또한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1967~2005년 가자지구를 직접 통치했다. 이후 현재 요르단강 서안지구를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에 통제권을 넘겨줬다. 하마스보다 온건 성향인 PA는 2007년 하마스의 쿠데타로 가자지구 지배권을 상실했다. 이스라엘의 직접 통치는 가자지구 주민의 거센 반발을 부를 가능성이 높다. PA의 통치 또한 ‘이스라엘의 꼭둑각시’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다.

레바논과 국경을 맞댄 이스라엘 북부의 전운도 고조되고 있다. 하마스를 지지하는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는 이 일대에서 이스라엘군과 거듭 교전을 벌이고 있다. 차히 하네그비 이스라엘 총리 안보 보좌관은 14일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레바논 국경이라는 두 곳의 전선에 휘말리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며 헤즈볼라에게 이번 사태에 개입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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