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에서 가장 큰 의료기관인 알 시파 병원 무하마드 아부 살리마 원장은 15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가자지구에는 중환자실, 수술실까지 (새) 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곳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외신에 따르면 가자지구 각 병원에는 하루 수백 명이 몰려들지만 위중한 부상자 말고는 모두 집으로 돌려보내고 있다. 더욱이 이스라엘이 8일부터 가자지구로 들어가는 물, 전기, 식량, 연료, 의료품을 전면 봉쇄하면서 의료 체계는 붕괴 직전이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인도주의적 위기 우려가 커지자 15일 가자지구 남부에 물 공급을 재개했다고 밝혔지만 물을 퍼 올려 보낼 전력은 복구되지 않고 있다. 사망자가 늘자 시신은 아이스크림용 냉동고와 냉동 트럭 등에 임시 보관되고 있다고 현지 의료진은 전했다.
유엔(UN)은 이날 가자지구 병원 전기 비축량이 24시간분밖에 남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보조 발전기마저 가동이 중단되면 환자 수천 명 생명이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밝혔다.
물자 반입이 끊겨 국제구호단체도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인도적 지원을 더는 제공할 수 없는 지경이다. 이집트 적신월사(이슬람 적십자사)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 튀르키예, 아랍에미리트(UAE), 요르단 등의 구호물품을 실은 항공기가 이집트와 가자지구를 잇는 라파 검문소에서 약 45㎞ 떨어진 이집트 엘 아리시 국제공항에 도착해 출입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16일 한때 미국과 이스라엘, 이집트가 가자지구 남부에서 일시 휴전하고 라파 검문소를 열기로 합의했다는 보도도 있었지만 이스라엘 측은 이를 부인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하마스에는 조건 없이 인질 석방을 촉구했고, 이스라엘에는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 접근을 강조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중동이 나락으로 떨어질 위기에 처했다”며 “(인질 석방과 인도주의적 지원) 두 가지 목표는 각각 그 자체로 타당하다. 그것들이 협상 카드가 돼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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