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이 아사히신문 여론조사 기준 29%로 출범 후 최저치를 찍은 가운데 야권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아사히신문이 지난 14~15일 동안 실시한 전국 여론조사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내각 지지율은 지난 9월 37%에서 8%포인트(p)나 떨어진 29%를 기록했다. 비지지율은 5개월 연속으로 지지율을 웃돌며 60%까지 치솟았다. 2012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이즈미 겐타 입헌민주당 대표는 16일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내각 지지율이 하락한 원인으로 제일 먼저 고물가 대책을 꼽았다.
그는 고물가 관련 중요 대책이 필요했지만 총리가 “해산 바람”을 일으켜 “경제 대책 책정과 (이를 뒷받침하는) 보정예산안 제출이 늦어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총리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 국민이 환멸을 느끼고 있는 것 아니냐”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해산 명령 요구와 관련해서도 “정국적(정파적)으로 처리해 이 시기가 됐다”며 늑장 대응을 꼬집었다. 국민이 정권 유지를 우선하는 기시다 내각의 자세를 꿰뚫어 보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즈미 대표와 마찬가지로 기시다 총리의 “땜질식 대응”, “장래 비전의 부재”를 지적하는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다.
엔도 다카시 일본유신회 국회대책위원장은 “기시다 정권이 뭔가 해줄 것 같지는 않다. 감세를 해준다고 해도 선거가 목적이고 어차피 증세할 것이라는 불신감이 있다”고 했다.
실제로 아사히신문의 여론조사에서도 정부가 이달 내로 정리하겠다는 경제 대책에 “기대할 수 없다”는 응답이 69%로 다수를 차지했다. 기시다 총리를 “신뢰할 수 없다”는 이도 62%에 달했다.
후루카와 모토히사 국민민주당 국대위원장도 경제 대책 및 저출생 대책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할지 (방안이) 나오지 않는다”고 쓴소리했다.
퇴진론마저 나오기 시작했다. 고이케 아키라 공산당 서기국장은 회견을 통해 “총리는 중의원 해산·총선거보다도 결과를 받아들이고 퇴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입헌민주당의 한 간부는 아사히에 “총리는 지지율을 높일 기회를 번번이 망쳐왔다. 이제 올라갈 일은 없지 않을까”라고 논평하며 야당에 유리한 정국이라고 덧붙였다.
야권은 오는 20일부터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경제 대책 및 통일교 교단 문제 등과 관련해 기시다 정권의 약점을 파고들 방침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