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인질 소셜미디어 계정 탈취…메타, 대응팀 구성

  • 뉴시스
  • 입력 2023년 10월 18일 11시 13분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지인에 협박 메시지 보내
전쟁 선전도구 사용 목적…"이전에 볼 수 없었던 방식"
메타 "모니터링 위해 히브리어·아랍어 전문 대응팀 구성"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사이의 대립이 심화하는 가운데 하마스가 인질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사용해 테러 영상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하마스가 이스라엘인 인질들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탈취해 폭력적인 메시지를 지인에게 전송하고 영상을 게시하고 있다. 이들 계정을 전쟁의 선전 도구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하마스 대원들은 인질들의 개인 소셜미디어 계정에 로그인해 지난 7일 자신들의 테러 활동을 생중계했다. 그 후 하마스는 여러 차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 채팅 등을 사용해 인질의 지인에게 살해 위협과 협박 메시지를 보내 불안감을 가중시켰다.

일부 납치된 피해자의 지인에 따르면 하마스 대원들은 인질의 휴대전화를 탈취해 친구와 친척들을 조롱하는 전화를 걸기도 했다.

이스라엘군 당국은 최소 199명의 이스라엘인이 하마스에 인질로 잡혀있다고 밝혔다.

극단주의 단체들은 오랫동안 소셜미디어를 통해 테러 활동을 생중계하고 선전물을 게시함으로써 자신들의 대의를 주장해 왔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의 토마스 리드 교수는 “인질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탈취해 선전 활동을 하는 것은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방식”이라며 “우리는 심리적으로 이에 대한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수법은 특히 계정 소유자와 가까운 가족이나 지인에게 큰 충격을 주며 이미 고통스러운 상황을 더욱 악화한다.

친척이 하마스에 인질로 잡힌 케렌 드 비아 씨는 납치된 가족으로부터 메시지를 받거나 계정에 게시된 동영상을 본 순간 희망이 생겼지만 하마스 대원이 올린 사실을 알게 되자 절망했다고 밝혔다.

드 비아 씨는 “잠시 희망을 느꼈다가 혼란스러워졌다”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신원 공개를 거부한 페이스북 보안팀 직원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하마스가 인질로 잡힌 이스라엘인의 페이스북 계정에 접근해 생방송을 시작했고 게시물을 올린 것을 확인했다”라며 “이는 하마스의 공격이 시작된 순간부터 전략의 일부인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을 운영하는 메타(Meta)는 NYT의 논평 요청을 거부했지만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대응하기 위해 히브리어와 아랍어를 구사하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특수 대응팀을 마련했다”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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