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알 알리 아랍병원의 폭발이 이스라엘 측의 공습에 의한 것이 아닌 지상에서 발생한 하마스의 오폭일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8일(현지시간)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군사 전문가들의 소견을 기반으로 “이스라엘이 민간 병원을 폭격했다”는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주장이 거짓에 가깝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또 폭격으로 47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발표도 과장됐다고 지적했다.
군사 및 안보 문제 전문가인 워싱턴 근동 정책 연구소 마이클 나이츠(Michael Knights)는 “공습 징후가 하나도 없다”며 폭발 현장에선 이스라엘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유형의 폭탄이나 미사일 공격의 특징이 없다고 분석했다.
미군 정보부는 알 알리 폭발이 무장단체 팔레스타인 이슬람 지하드에 의해 발생했다는 것을 나타내는 ‘높은 신뢰도’ 신호 정보를 수집했다고 관계자들을 통해 전달했다. 이는 이스라엘이 이번 병원 폭발에서 책임이 없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풀이된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 아드리엔 왓슨 또한 “항공사진이나 도청정보, 오픈소스 정보 분석을 바탕으로 한 우리의 현재 평가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병원 폭발에 책임이 없다는 것”이라고 확인했다.
실제로 폭발 현장에서 촬영된 항공사진과 영상에서는 병원 건물 자체는 큰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폭발 또한 병원 건물이 아닌 병원의 주차장에서 발생했다.
정보 분석가인 블레이크 스펜들리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증거들은 하마스나 PIJ 로켓이 해당 지역을 강타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며 “현장을 보여주는 비디오와 사진에는 하마스가 처음 주장한 사망자 500명보다는 약 50명의 사망자가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은 현장 영상을 분석해 알 알리병원 주차장에 생긴 얕은 분화구가 실제 폭발이 공습이 아니었다는 증거라고 반박했다.
이스라엘방위군(IDF) 최고 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알 알리 병원 지역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은 없었다"며 "오히려 신원 미상의 하마스 요원 두 명이 병원 근처 묘지에서 무장세력에 의해 로켓이 발사됐다는 대화를 수집했다"고 밝혔다.
이어 “폭발이 병원 주차장에서 일어났으며 병원 건물 자체는 구조적 손상을 입지 않았다”며 “폭발 현장에 공습을 암시할 만한 깊은 분화구가 없었고 불타버린 주차장 사진을 제시한다”고 주장했다.
하가리 소장은 그러면서 “이슬람 지하드로 인해 병원에서 사상자가 발생했다”며 “이스라엘은 민간인과 관련된 모든 사건을 매우 심각하게 다루기 때문에 최대한의 투명성을 내보일 것”이라고 반박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종류의 피해가 JDAM(Joint Direct Action Munition) 유도 폭탄과 같이 이스라엘 공군이 사용하는 무기보다는 하마스 조직이 사용하는 로켓의 불발탄과 더 일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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