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 다수당인 야당 공화당이 18일 짐 조던 하원 법사위원장(59·사진)을 새 하원의장으로 뽑기 위한 두 번째 투표를 실시했지만 실패했다. 조던 위원장은 17일 1차 투표 때보다 더 적은 표를 얻는 망신을 당했다. 그는 빠르면 19일 실시될 3차 투표에도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당내 반발이 상당해 사실상 의장 선출이 물 건너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헌정 사상 유례없는 하원의장 공백 사태가 길어지면서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차질을 빚고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우려 또한 증폭되고 있다.
조던 위원장은 18일 투표에서 199표를 얻었다. 하원의장으로 선출되려면 현 재적 의원 433석의 과반인 217표 이상을 얻어야 한다. 앞서 그는 1차 투표 때도 200표를 얻는 데 그쳤다. 공화당 주류는 2020년 대선 결과가 사기라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에 동조하는 조던 위원장의 성향이 지나치게 극우적이라며 그를 반대하고 있다.
두 차례의 무산에도 조던 위원장은 하원의장 후보에서 사퇴하지 않고 반대파 설득 작업에 나서겠다는 뜻을 고수하고 있다. 올 1월부터 이달 3일까지 의장을 지낸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이 당선됐을 때도 무려 15번의 투표가 이뤄졌던 만큼 추가 투표를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이미 두 번의 고배를 마신 조던 위원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의장을 추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상당하다. 일각에서는 현재 하원의장 선출 투표 과정을 감독하고 있는 패트릭 맥헨리 하원의장 권한 대행에게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원의장 공백 사태가 단기간 내 해소될 가능성이 낮은 만큼 의장이 없어도 의회가 여러 법안을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다.
조던 위원장을 포함한 공화당 강경파 의원 모임 ‘프리덤 코커스’는 집권 민주당에 유화적이라는 이유로 3일 매카시 전 의장의 해임을 이끌어 냈다. 이후 의장 대행을 맡고 있는 맥헨리 대행은 매카시 전 의장과 가까우며 공화당 주류에게서도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강경파들은 맥헨리 대행에게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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