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 평화회의, 전쟁 해법 논의…이스라엘 불참에 ‘반쪽’

  • 뉴시스
  • 입력 2023년 10월 21일 23시 13분


요르단 국왕 “민간 생명 소중…폭격 작전은 연좌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인도주의 통로 개설해야”
유엔 사무총장 “국경 두고 인도주의적 재난 진행형”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사이 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세계 지도자가 모여 해법을 논의했다.

21일(현지시간) 알자지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을 종합하면 유엔, 유럽연합(EU),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 키프로스, 카타르, 요르단, 쿠웨이트,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최소 12개국 지도자가 전쟁 해법을 논의하기 위해 카이로에 모였다.

이 자리에 모인 정상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향한 인도적 지원, 민간인 보호, 두 국가 해법 등을 요구했다. 다만 아랍 국가 지도자는 해법을 구체적으로 논하기보다는 하마스의 공격을 비난하면서 이스라엘의 자기 방어권을 언급했다.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개회 연설에서 참석한 지도자를 향해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재앙을 종식하고 평화를 위한 로드맵을 합의하기 위해 뜻을 모아달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로드맵 목표로 가자지구를 향한 구호품 전달, 휴전 합의, 두 국가의 해법으로 이어지는 협상을 포함한다고 언급했다.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은 “모든 민간인 생명은 소중하다”며 “현재 가자지구에서 진행되는 무자비한 폭격 작전은 모든 면에서 잔인하고 비양심적이다. 이는 무기력하게 갇힌 사람을 향한 연좌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는 국제 인도주의법을 명백히 위반하는 행위이자, 전쟁범죄”라며 “다른 곳에서 민간 기반 시설을 공격하고 고의로 전체 인구의 식량, 물, 전기, 기초 생필품을 차단하는 것은 비난받을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 수반은 인도주의 통로를 열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팔레스타인인은 자신의 땅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이스라엘을 향해 “전쟁법은 연좌제를 금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전날 라파 검문소에서) 인도주의적 재난이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역설을 봤다”며 “식량과 기타 필수품을 가득 실은 트럭 수백 대가 이집트 쪽에 있고 국경 너머 가자지구에는 200만 명이 물, 식량, 연료, 전기, 의약품 없이 지내고 있었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이 트럭은 이집트에서 가자 지구로 지속적이고 안전한 방법으로 가능한 한 빨리 대규모로 이동해야 한다”며 “유엔은 필요한 규모의 원조를 계속해 제공하기 위해 모든 당사국과 쉬지 않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가자지구를 향한 무제한인 계속적 인도적 지원이 즉각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동시에 하마스는 모든 인질을 즉시 무조건 석방하고, 당장 인도적 휴전을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팔레스타인의 오랜 불만은 정당하지만, 이스라엘 민간인을 공포로 몰아넣은 하마스의 공격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고 일갈했다.

이번 회의를 두고 평화를 외치고 끝나는 ‘반쪽 회의’로 끝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당사자인 이스라엘은 대표자가 참석하지 않았다.

이스라엘의 지상전과 전면전이 계속해 언급되는 가운데 총리, 국방장관 등이 회의에 함께하지 않으면서 이스라엘의 군사행동 계획을 변경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국제 분쟁 중재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미국도 고위급 인사를 보내지 않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당초 지난 18일 요르단에서 아바스 수반을 만날 예정이었으나, 가자 지구 병원 폭발로 회동이 취소됐다.

지난주 이집트는 국제회의를 소집했다. 사미흐 슈크리 이집트 외무장관은 “이번 정상회의 소집은 가자 지구 상황의 중대성을 반영한다”라며 “가자지구의 긴장 완화와 인도주의적 구호품 전달 필요성을 두고 국제적 동의를 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가자지구와 이집트를 잇는 유일한 육로인 라파 검문소에서는 주민에게 전달할 구호품을 실은 트럭 20대가 통과했다. 트럭 20대가 통과하자 검문소는 다시 폐쇄됐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