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美-中 디리스킹 최대 피해국은 韓…최악땐 GDP 10% 감소”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0월 22일 20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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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도로 글로벌 공급망과 투자를 비롯한 경제 분야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디리스킹(derisking·탈위험)이 본격화하면 중국과 밀접하게 엮어 있는 한국 경제가 특히 피해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디리스킹에 따른 국내총생산(GDP) 손실 규모를 추산한 결과 한국의 GDP는 4%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추산돼 1%대 수준인 세계 전체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GDP 손실을 배 이상 훌쩍 넘는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8일(현지 시간) 발표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디리스킹이 아시아 국가 국내총생산(GDP)은 물론 세계 경제 전반에 적지 않은 손실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IMF는 디리스킹에 따른 GDP 손실 규모 추산을 위해 비관세 장벽을 통한 공급망 분리 상황을 상정해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이 두 글로벌 블록으로 나뉘어 ‘프렌드쇼어링’(동맹국 공급망 연대) 같은 비관세 장벽을 서로에게 세웠을 때 중국 GDP는 6.8%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 세계 GDP는 1.8%, OECD 38개 회원국 GDP는 1.5%가량 줄어드는 데 비해 한국은 4% 가까이 줄어드는 것으로 추산됐다. 일본과 유럽연합(EU)은 1%대, 미국은 0%대 손실이 예상됐다.

또 불록 구분 없이 ‘리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이 강화됐을 때 GDP 손실은 중국 6.9%, 세계 4.5%, OECD 5%대로 전망한 반면 한국은 10.2%나 감소해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손실이 큰 것으로 집계됐다. IMF는 “경제 개방도가 높고 중국과 (경제가) 밀접한 국가일수록 타격이 컸다”고 설명했다.

IMF 보고서는 동시에 중국이 경제 분야를 개혁해 생산성이 연간 1%씩 개선될 경우 15년간 GDP가 21%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경우 다른 주요국 GDP 성장률은 같은 기간 5%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측된 반면 중국과의 교역량이 많은 한국 GDP는 7.5%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과의 교역량이 많다 보니 ‘차이나 리스크’도, ‘차이나 베네핏(혜택)’도 크게 영향을 받는 셈이다. 동남아시아 국가 GDP 성장률도 10%를 상회하는 수혜를 볼 것으로 관측했다.

미국의 대중 견제와 중국의 보복성 ‘자원 무기화’는 한층 강화되고 있다. 지난해 반도체지원법(CHIPS Act),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을 내놓으며 프렌드쇼어링 전략을 펴고 있는 미국은 반도체 관련 추가 대중(對中) 수출 및 투자 제한 조치를 내놓으며 디리스킹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중국은 갈륨 게르마늄 흑연 등 반도체와 이차전지 핵심 소재 수출을 통제하는 등 ‘자원 무기화’로 맞서고 있다.

IMF는 “(중국과 OECD 회원국 등) 세계 주요국은 (지정학적) 긴장 완화를 위한 건설적인 대화에 즉시 임하고, 값비싼 대가를 치를 (블록화 같은) 무역 분절 조치들을 거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동남아 국가를 비롯한 비OECD 회원국에는 “반사이익을 기대하기보다 글로벌 공급망에 통합되기 위한 개혁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 제레미 주크 아시아태평양담당 이사도 20일 서울에서 열린 연례 컨퍼런스에서 “미중 무역 갈등이 구조화되고 있어 한국 정부도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반도체 분야를 미중 갈등 최전선으로 꼽은 주크 이사는 “한국은 중국과는 경제 분야에서, 미국과는 안보 분야에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어 정부는 조심스럽게 균형을 잡아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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