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병자’ 그리스 회생, 13년만에 ‘투자적격’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0월 24일 03시 00분


S&P, 신용등급 올리고 “전망 안정적”
외국인 투자유치 등 재정개혁 효과덕

국가부도 위기에 처해 ‘유럽의 병자’로 불렸던 그리스가 13년 만에 글로벌 신용평가사로부터 ‘투자 적격’ 등급을 받았다. 개혁 성향인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55)의 재정 개혁이 높은 평가를 받아 기사회생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21일 세계 3대 신용평가사로서는 처음으로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BB+’에서 ‘BBB―’로 올리면서 등급 전망이 안정적이라고 밝혔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이날 보도했다. 이에 따라 그리스 국채는 정크(투기 등급) 채권에서 투자 적격 등급으로 인정받게 됐다.

S&P는 2010년 그리스가 재정위기에 처했을 때 3대 신용평가사 중 가장 먼저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당시 그리스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재정난이 심각해져 2010년에서 2015년까지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중앙은행(ECB) 등으로부터 3차례에 걸쳐 총 2890억 유로(약 413조 원)에 이르는 구제금융을 받았다. 그런 뒤 고강도 긴축을 위해 공공부문 급여와 연금 삭감, 세금 인상 등 강도 높은 개혁을 했다.

그리스는 올해 유로존 평균 경제성장률의 2배가 넘는 2.3% 성장에 이어 내년에도 3%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투자와 관광 수입 증가로 내년 국내총생산(GDP)의 2.1%에 이르는 예산 흑자가 전망된다.

이처럼 그리스가 기사회생할 수 있었던 데는 미초타키스 총리의 재정 개혁이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수 성향인 그는 2019년 총리에 취임한 뒤 기업 감세, 외국인 투자 유치, 무상의료 개혁, 공기업 민영화 등 공격적인 시장친화 정책을 펼쳤다. 그는 S&P의 신용등급 상향 발표 뒤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우리의 성취를 인정받아 자랑스럽다”며 “투자 유치, 일자리 창출, 포용적 성장을 달성하는 길인 개혁 어젠다를 지속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유럽의 병자#그리스 회생#투자적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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