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북동부 메인주에서 총격으로 22명을 숨지게 하고 달아난 용의자의 신상이 공개됐다. 무장한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는 당국은 주민들에게 외출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미군 사격 교관이었던 용의자는 루이스턴 시내 3곳을 돌며 총기를 난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연방정부 차원의 지원을 약속했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루이스턴 경찰은 25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을 통해 총격 용의자는 40세 남성 로버트 카드라고 밝혔다. 현지 언론들은 경찰이 공개한 신상정보를 토대로 카드가 미 육군 예비역으로 복무 당시 사격 교관이었으며 정신질환을 겪었다고 보도했다.
특히 AP 통신이 입수한 경찰 전산망에는 올 여름 2주간 정신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은 것으로 적혀있었다. 또한 카드는 과거 메인주 방위군 기지를 총기로 공격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앞서 경찰은 반자동 소총을 손에 쥔 용의자의 범행 사진을 게시하고 주민들의 적극적인 신고를 당부했다. 카드는 현재 총기로 무장한 채 흰색 SUV를 타고 도주한 상태다. 수염을 기른 용의자는 범행 당시 갈색 후드티에 청바지를 착용하고 있었다. 경찰은 도주 차량의 앞 범퍼에 검은 자국이 묻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NBC 방송은 복수의 경찰 관계자를 인용해 메인주 루이스턴에서 최소 22명이 숨지고 50~60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했다. 아직 인명피해가 전부 집계되지 않은 만큼 추후 사상자 규모는 변경될 수 있다고 경찰 관계자들은 덧붙였다. 로버트 매카시 시의원도 CNN과의 인터뷰에서 총격 사망자가 22명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루이스턴 지방지 ‘선 저널’은 경찰 대변인을 인용해 이날 밤 루이스턴 일대 세 곳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범행 장소는 루이스턴 시내에 있는 볼링장, 식당, 대형마트 등이었다. 모두 직선거리로 6㎞ 이내에 자리잡고 있다. 다만 범행 장소로 지목된 월마트 측은 성명을 내고 자사 부지 안에선 총격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메인주 경찰은 주민들을 상대로 용의자가 체포될 때까지 안전한 집안에 머물 것을 촉구했다. 메인주 공공안전국은 주 전역에서 경찰 병력 수백명이 용의자를 수배 중이라고 전했다. 미 연방수사국(FBI) 보스턴 사무소는 수사 인력을 급파했다.
총격에 다친 시민들은 루이스턴 소재 센트럴 메인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센트럴 메인 병원 측은 성명을 통해 “총기난사 사건에 총력 대응하고 있다. 더 많은 환자를 수용하기 위해 지역 병원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넷 밀스 메인주 주지사는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구·트위터)를 통해 총격 사건에 대해 보고받았으며 수사 당국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밀스 주지사와 긴급 통화한 뒤 연방정부 차원의 전격적인 지원을 악속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메인주 경찰은 지역 자영업자들을 상대로 사업장 폐쇄를 권고했다. 루이스턴 일대 공립학교는 오는 26일부터 일제히 휴교에 들어간다. 루이스턴 소재 사립대학인 베이츠칼리지는 현재 폐쇄된 상태다.
루이스턴은 메인주 제2도시로 3만8000명이 거주하며 과거 섬유산업으로 유명했던 지역이다. 메인주에서 무차별 총격은 이례적인 일로 22명의 사망자수는 메인주 전체에서 한해 동안 발생하는 살인 사건수와 맞먹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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