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전 국무원 총리가 27일 심장마비로 별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중화권 내 각계에서 애도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리 전 총리가 사망한 데 대해 “전 세계 외교관, 비즈니스 리더, 중국 전문가 등이 애도를 표했다”며 각계의 추모 분위기를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국제중재인이자 리 전 총리의 베이징대 동창인 타오징저우는 X(옛 트위터)에 “리커창은 영원히 우리 곁을 떠났다”며 “그는 평생 한가하게 지낼 수 없었고 조국을 위해 서로 머리를 숙이고 참는 사람이었는데 우리를 떠난 것이 너무 갑작스럽다”고 밝혔다.
또 리 전 총리가 중국 역사상 법학 학사 출신이자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첫 총리라는 점을 들면서 “개혁개방과 대학입시 제도의 재개가 없었다면 그는 저처럼 안후이성 시골에서 농사를 짓고 있었을 것”이라고 SCMP에 언급했다.
베이징대 법학과 교수이자 리 전 총리의 또 다른 동창인 장밍안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슬프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에 대해 SCMP는 “리 전 총리를 소탈하면서도 따뜻한 성품, 배려심과 유능한 리더십을 지닌 ‘인민의 총리’로 추모하면서 이 같은 반응을 많은 사람들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공유했다”고 전했다.
홍콩에서도 공직자들이 검은 넥타이를 매고 존경의 뜻을 표했다. 홍콩의 전국인민대표대회 상임위원회 위원이었던 탐이충은 “충격과 슬픔에 빠졌다”며 “리 전 총리는 홍콩 문제에 매우 관심이 많았고 홍콩의 발전을 지지해줬다”고 돌이켰다.
또 과거 베이징 인민대회당을 방문했을 때 엘리베이터에서 만났던 일을 회상하면서 ‘따뜻하고 소탈한 사람’이라고 떠올리기도 했다.
버트 호프먼 싱가포르 국립대 동아시아연구소장은 리 총리가 랴오닝성의 당서기였던 시절 처음 만난 이후 부총리와 총리 시절 세계은행 대표단 일원으로 여러 차례 만났다고 했다.
그는 “리 전 총리는 중국 경제에 대한 높은 이해도가 있고 경제 운영에 있어 국제적인 모범사례로부터 배울 점을 잘 알고 있었다”며 “지적 호기심이 많고 중국 발전에 매우 헌신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베이징 중국기업연구소의 탕다제 수석연구원은 “(중국 경제에서)아주 작은 부분이긴 하지만, 팬데믹 이후 가장 인상적인 것은 리 전 총리가 직접 나서서 이른바 ‘노점 경제’에 대해 강력하게 지원한 것”이라며 “한편으로는 경제개혁과 거시경제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있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민생과 관련된 가장 근본적인 문제를 고민했다”고 돌이켰다.
주중유럽연합상공회의소는 성명을 통해 “중국 내 유럽 기업들의 우려에 항상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며 “중국 경제의 개혁과 개방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 실용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사람이었다”고 밝혔다.
한편 리 전 총리를 직접 경험한 많은 사람들은 SNS 플랫폼인 웨이보에 재난현장에 방문한 리 전 총리의 사진 등을 공유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2013년 지진 당시 쓰촨성 야안을 방문한 직후의 모습과 2020년 1월 말 코로나19 발생 당시 우한의 한 병원을 방문한 모습 등이다. 리 전 총리는 팬데믹이 발발했을 당시 처음 우한을 방문한 최고위급 지도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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