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오는 11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했다고 AP통신이 미국 관리를 인용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리는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이날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및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 미중 정상회담 개최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내달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별도의 대면 회담을 할 전망이다.
다만 이 관리는 양측이 아직 정확한 회담 날짜와 장소 등에 관한 세부 사항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미국 고위 관리는 회담 성사 발표를 중국 측에 맡기겠다면서 “우리는 그런 회담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백악관은 설리번 보좌관과 왕 부장이 만나 대화했다면서 양측이 전략적 소통 채널을 유지하고, 오는 11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릴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의 회담을 위해 협력하는 등 추가적인 고위급 외교를 추진하고자 하는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설리번 보좌관이 왕 부장과 △미중 관계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양안 문제 등 주요 현안에 관해 솔직하고 건설적이며 실질적인 논의를 했다고 설명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도 별도의 성명을 내고 바이든 대통령이 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내달 14일 샌프란시스코로 간다고 예고했다.
◇바이든, 예방한 왕이에 “중동 문제에 미중이 협력해야”
백악관 발표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을 찾은 왕 부장을 접견하며 “양국 관계의 경쟁을 책임감 있게 관리하고 개방된 소통 라인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분쟁으로 중동 정세가 격랑에 빠진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과 중국이 세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미국은 중국이 하마스의 주요 후원자인 이란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 고위 관리는 바이든 대통령이 “중동의 상황에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중국이 (중동 내) 동맹들과 대화하는 것을 포함해 보다 건설적인 접근을 취하도록 압력을 넣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블링컨 장관과 설리번 보좌관은 왕 부장에게 중국에 군사 소통 채널을 재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블링컨 장관은 최근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 필리핀과 중국 해경이 충돌하고, 중국 전투기가 미국 폭격기를 차단하는 등 위험한 행동을 한 것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다. 설리번 보좌관 또한 왕 부장에게 남중국해에서 중국이 벌이는 ‘위험하고 불법적인 행동’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대만해협 전체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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