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
이스라엘發 여객기 착륙 소식에
수백 명 활주로까지 진입해 난동
지상전 돌입에 세계 곳곳 ‘反이’ 시위
러시아에서 친(親)팔레스타인 시위대가 공항에 난입해 이스라엘에서 온 여객기를 둘러싸고 “이스라엘 사람을 색출한다”며 폭동을 벌였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지상전에 본격 돌입하자 반(反)이스라엘 시위 강도가 세지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29일(현지 시간) 오후 러시아 서남부 다게스탄공화국 마하치칼라 공항에서 이스라엘발(發) 여객기가 착륙했다는 소식이 들리자 팔레스타인 국기를 든 수백 명이 공항 출입구를 부수듯 열고 입국장과 활주로에 난입했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영상에 따르면 수십 명은 무단으로 활주로까지 달려나가 이스라엘에서 도착한 러시아 항공사 레드윙스 여객기를 둘러싸고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들며 소리를 질렀다. 상당수는 아랍어로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라고 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는 주차된 차량을 흔들어댔다. 또 입국장 수하물 수취대와 검색대 등에서 닥치는 대로 이스라엘 사람들을 찾기도 했다.
이들의 난동은 공항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한 뒤에야 멈췄다. 다게스탄공화국 보건부는 이 난동으로 경찰과 민간인 등 20명 이상이 다쳤고 이 중 2명은 위중하다고 밝혔다. 지역 항공청은 마하치칼라 공항 운영을 다음 달 6일까지 중단한다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9일 밤 성명을 발표해 “러시아 당국이 모든 이스라엘 시민과 유대인 안전을 보호하고 폭도와 유대인을 향한 난폭한 선동에 단호하게 행동해 달라”고 요청했다. 다게스탄공화국 당국은 팔레스타인 지지를 표명하면서도 주민들에게 시위에 참여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다게스탄공화국 주민 대부분은 무슬림이다.
팔레스타인을 지지하고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시위는 세계 여러 곳에서 이어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동전쟁 휴전을 요구하는 시위가 28일 영국 런던과 프랑스 마르세유, 덴마크 코펜하겐, 이탈리아 로마 등에서 열렸다. 뉴질랜드 웰링턴에서도 팔레스타인 국기와 ‘자유 팔레스타인’이라고 쓴 플래카드를 든 시민 1000여 명이 국회를 향해 행진했다.
이 같은 시위가 반유대주의를 조장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마이클 오플래어티 유럽연합(EU) 기본권 국장은 30일 “반유대주의는 뿌리 깊은 인종 차별주의”라고 경고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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