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중동전쟁이 격화될 경우 국제유가가 폭등하는 등 글로벌 원자재 시장이 출렁일 수 있다고 세계은행이 경고했다.
세계은행은 30일(현지 시간) ‘원자재 시장 전망’ 보고서를 내고 세계 경제가 1970년대 석유파동 당시에 비해 안정된 상태지만 최악의 시나리오가 가져올 파괴적 영향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행 흐름대로라면 국제 유가는 올해 배럴당 90달러 안팎을 오가다 내년 경제성장 둔화로 배럴당 81달러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이달 7일 하마스 공격 이후 국제 유가는 이전 대비 약 6% 상승한 상태다.
변수는 중동전쟁이다. 세계은행은 중동전쟁이 초래할 △소규모 혼란 △중간 규모 혼란 △대규모 혼란에 따라 유가 변동성이 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2011년 리비아 내전 수준으로 소규모 혼란에 그칠 경우 하루 원유 공급이 50만∼200만 배럴 감소해 배럴당 93∼102달러로 오를 수 있다. 2003년 이라크 전쟁 수준의 중간 규모 혼란이 지속되면 배럴당 유가가 109∼121달러까지 치솟고, 1973년 중동권 석유 금수 조치 수준의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140∼157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중동전쟁 확전이 가속화될 경우 유가뿐 아니라 식량, 금 등 원자재 전반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고 세계은행은 덧붙였다. 하마스 공격 이후 안전자산인 금으로 투자금이 몰려 금 가격은 이미 전쟁 발발 이전 대비 약 8% 올랐다.
인더밋 길 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분쟁이 격화되면 세계 경제는 수십 년 만에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전쟁이라는 이중의 에너지 충격에 직면할 것”이라며 “각국 정부는 식량 수급 불안이나 물가 상승 등 충격파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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