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들수록 깊게 충분히 자야 치매 위험 낮아져”

  • 뉴시스
  • 입력 2023년 10월 31일 11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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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신경학회지 "느린 뇌파수면, 치매와 관련"
60세 이후 서파수면↓ 치매 발병 위험↑
학계 "깊은 잠, 알츠하이머병 관련 요소 제거"

나이가 들수록 깊은 잠의 한 종류인 느린 뇌파 수면, 즉 ‘서파수면’이 줄어 치매에 걸릴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30일(현지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이 연구의 수석 저자인 매튜 페이즈 호주 모나시대학의 심리학 및 신경학 부교수는 “느린 뇌파 수면으로 알려진 가장 깊은 단계의 수면 감소가 노화 및 치매 발병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는 30일 미국의사협회신경학회지(JAMA Neurology)에 게재됐다.

페이즈는 “나이가 들면서 서파수면의 감소가 더 큰 사람들이 향후 17년 안에 치매에 걸릴 위험이 더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서파수면 감소율 60세부터 가속화…심혈관 질환 있을 가능성도↑
연구진은 평균 69세로 ‘프레이밍햄 심장 연구’에 참여한 346명의 사람들을 조사해 이들의 수면 상태를 관찰하는 총 두 번의 밤샘 수면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는 1995~1998년 사이에 한 번, 1998~2001년 사이에 한 번 진행됐다. 프레이밍햄 심장 연구는 1948년 미국 국립심장·폐·혈액 연구소에서 시작됐으며, 심혈관 질환의 원인이 되는 요인들을 확인하고 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이 수면 연구를 마친 후 최대 17년이 지난 시점에 이들의 서파수면 양 변화가 치매 발병과 관련이 있는지 조사했다.

해당 시점까지 52명의 참가자가 치매 진단을 받았다. 서파수면의 감소율은 60세부터 가속화됐고, 75~80세까지 정점을 찍었으며 그 후에는 둔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파수면의 양이 감소하는 것을 경험한 사람들은 심혈관 질환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도 더 높았으며, 수면에 영향을 미치는 약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 유전자를 지니고 있었다.

◆ 나이들며 뇌에 치매 관련 요인 축적…수면의 양질 높아야 제거 가능
잠은 크게 렘(REM)수면과 비(非)렘(non-REM)수면으로 나뉜다. 서파수면은 깊은 수면을 뜻하는 비렘수면에 포함된 세 번째 단계다. 이 단계에 있는 동안, 우리 몸은 알츠하이머병에 결정적으로 관여하는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을 포함하여 원치 않거나 잠재적으로 유해한 물질들을 뇌에서 제거한다.

플로리다 신경퇴행성질환 연구소장인 리처드 아이작슨 박사는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서파수면이 뇌를 가장 많이 회복시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매사추세츠종합병원의 유전학·노화 연구부장인 루돌프 탄지 박사는 “나이가 들면서 뇌에 베타아밀로이드가 축적되는 것이 수면의 양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충분한 서파수면을 취하지 못해 베타아밀로이드가 덜 제거되고, 이는 알츠하이머병이 생기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다.

페이즈는 사람들에게 잠을 깊이 자는 것을 우선순위로 두라고 조언했다. 그는 “잠을 자는 것은 건강에 여러모로 중요하고, 특히 나이가 들면서 뇌를 보호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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