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세장서 ‘지역 이름’ 잘못 말하고
대선 경쟁한 힐러리, 오바마로 착각
디샌티스 “활기 상실… 안타깝다”
내년 대선에 도전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77·사진)이 최근 선거 유세에서 도시나 단체 이름을 잘못 말하는 등의 모습으로 고령 논란에 휩싸였다. 조 바이든 대통령(81)의 잦은 말실수와 건강 상태를 공격하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경쟁자들에게서 “활력을 상실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달 30일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아이오와주 수시티에서 열린 유세에서 연설 전 청중에게 “우리가 아주 잘 해낸 곳인 수폴스에서 인사를 전한다.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수폴스는 수시티에서 120km가량 떨어진 사우스다코타주에 있다. 무대에 함께 선 인사가 이 실수를 귀띔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수시티라고 고쳐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같은 달 23일 뉴햄프셔주 유세에서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를 몇 번이나 “허머스(hummus·병아리콩을 으깨 만든 중동 음식)”라고 불렀다. 극우 성향인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를 칭찬하면서는 그를 “튀르키예 지도자”라고 말하기도 했다. 올 9월 유세에서는 2016년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이겼다고 말했지만 당시 경쟁자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었다.
공화당 대선 주자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에 이어 지지율 2위를 달리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지난달 30일 “2016년에 그는 자유분방했고 전국을 휩쓸며 선거 운동을 했다”면서 “지금은 다른 사람이 됐다. 예전의 활기를 상실한 트럼프를 지켜보는 것은 안타깝다”고 꼬집었다.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도 ‘75세가 넘은 정치인은 정신감정을 받아야 한다’던 과거 주장을 다시 꺼내 들었다. NYT는 “트럼프의 말실수가 늘면서 ‘대통령이 되기에 바이든은 너무 늙었다’는 공화당의 핵심 공세가 뿌리부터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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