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가자지구 부상자 수용…라파 검문소 통해 이송 예정

  • 뉴스1
  • 입력 2023년 11월 1일 10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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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전쟁으로 가자지구 인명피해가 계속 증가하는 가운데 인접국 이집트가 일부 부상자를 수용하기로 했다.

31일(현지시간) AFP 통신은 이집트·가자지구 보건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내달 1일 중상자 81명이 라파 검문소를 거쳐 인근 병원으로 이송된다고 보도했다.

이집트 북부 엘-아리쉬 보건 관계자는 이날 AFP와의 인터뷰에서 “내일 의료팀이 가자지구에서 오는 환자들을 초진한 뒤 이송할 병원을 결정하기 위해 검문소에서 대기한다”고 말했다. 가자지구 접경당국은 가장 상태가 위중한 81명을 우선 보낸다는 방침이다.

라파 검문소는 이집트와 가자지구를 잇는 유일한 육로다. 이집트는 지난 7일 전쟁 발발 이후 난민 유입을 막겠다며 검문소를 폐쇄했다.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대대적인 보복에 나선 이스라엘도 가자지구를 봉쇄하고 있다.

이집트와 이스라엘 간 합의로 지난 21일부터는 식량·식수·의료품에 한해 라파 검문소를 통한 반입이 제한적으로 허용됐지만 의료진을 제외한 일반인들의 출입은 여전히 불가능하다. 따라서 부상자 이송이 시작되면 검문소 폐쇄 22일 만에 주민 왕래가 일부 재개되는 셈이다.

부상자는 앞으로도 계속 이송될 것으로 보인다. 엘-아리쉬 보건 관계자는 라파에서 약 15㎞ 떨어진 이집트 북부 셰이크주웨이드에 1300㎡(약 393평) 규모의 야전병원이 건설된다고 AFP에 전했다. 야전병원은 팔레스타인 부상자 치료를 전담할 예정이다.

라파 검문소 통행이 재개된다는 소식에 미국은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워싱턴DC에서 기자들과 만나 “매우 좋은 진전을 이뤘다고 생각한다”며 “미국 시민의 탈출 가능성도 열리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밀러 대변인은 라파 검문소를 통한 출국이 가능하다는 정보를 입수하는 즉시 가자지구 내 미국인들에게 이를 알리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가자지구에는 500~600명의 팔레스타인계 미국인이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스라엘도 이집트가 가자지구 부상자를 수용하는 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날 차치 하네비 이스라엘 국가안보보좌관은 기자들에게 구체적인 부상자 이송 방안을 이집트 당국과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으로 시작된 이번 전쟁으로 이날까지 가자지구에서는 어린이 3542명을 포함해 모두 8525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누적 부상자수는 전날 기준 2만242명이다.

이날 밤에도 이스라엘의 공습이 이어지면서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아 난민촌에서 400여명이 숨지거나 다친 것으로 전해진다. 관련 집계가 마무리되면 가자지구 사망자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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