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이, 가자시티 포위… 근접전 펼쳐
AI로 땅굴 찾아 130여명 사살
시리아 이란민병대 레바논 배치
“지금이 전투의 정점이다.”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가자지구 내 본거지인 가자시티에 진입해 고강도 시가전을 펼친 2일(현지 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사진)는 휴전 없는 진격 의지를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7일 전쟁 발발 후 약 한 달 만에 하마스의 심장부인 가자시티를 포위해 본격적인 전투를 시작했고 하마스의 비밀 땅굴 파괴 작업도 밀어붙이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하루에만 약 130명의 무장세력을 사살하고 100곳 이상의 땅굴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이에 친(親)이란 세력들이 가세하면서 확전 위기도 커지고 있다. 팔레스타인 민간인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가운데 3일 이스라엘을 찾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인도적 교전 중지를 거듭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 가자시티 진입해 땅굴 100곳 파괴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2일 “가자시티 포위를 완료했다”며 “하마스의 전초기지와 본부, 테러 기반시설을 공격하고 근접전에서 테러리스트들을 제거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도 이날 성명에서 “우리는 인상적인 성공을 거뒀고, 가자시티 외곽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위성사진 등에서 이스라엘이 가자시티를 완전히 포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가자시티의 서쪽은 지중해에 접해 있는데 이곳을 제외한 나머지 육로 세 방향을 모두 군사적으로 봉쇄했다는 것이다. 이날 이스라엘 공군과 해군 등은 대규모 공습으로 가자시티를 폭격했고 땅굴 100곳 등을 파괴했다.
이스라엘군은 육군 공병대가 인공지능(AI)을 사용해 하마스 공격 표적을 확인한 뒤 현재까지 1만2000개 이상의 표적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스라엘군 고위 장교는 AP통신에 “땅굴의 주요 기지와 입구 등을 파괴했고, 하마스 대원들을 이곳에 그대로 묻어버렸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군 탱크 지휘관 살만 하바카 중령이 사망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 당시 탱크 두 대를 이끌고 민간인들을 구출해 국민 영웅으로 불렸다. 하바카 중령은 이번 가자지구 지상 작전 중 사망한 최고위급 장교다.
● 美, 교전 일시 중지 거듭 압박
이런 가운데 이스마일 하니야 하마스 지도자와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교장관은 이날 전화 회담을 통해 전황을 논의했다. 레바논의 헤즈볼라와 예멘의 후티 반군에 이어 시리아에서 활동하던 이란 민병대가 헤즈볼라를 지원하기 위해 레바논 남부에 배치됐다.
이날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번 전쟁으로 팔레스타인인 최소 9061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 중 18세 미만 미성년자가 3760명에 달했다. 공습이 집중된 자발리야 난민촌에선 주요 병원에서 발전기가 멈췄다. 보건부는 “산소 발생기와 시신 보관소 냉장고 전원을 꺼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인도주의적 위기가 고조됨에 따라 전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교전 일시 중지(pause)’ 필요성을 언급한 가운데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가자지구에 인도적인 원조를 제공하고 인질을 안전하게 구출하기 위해 교전을 중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3일 이스라엘에 도착한 블링컨 장관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이런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이스라엘로 출국하기 전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에 지속 가능한 평화 조건인 ‘두 국가 해법’을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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