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을 활용해 만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가짜 동영상(딥페이크)이 소셜미디어(SNS)상에서 확산하고 있다.
4일 일본의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X(트위터)에는 양복 차림의 기시다 총리가 등장해 악담 등을 하는 영상이 올라와 하루 만에 조회수 232만회 이상을 기록했다.
해당 영상은 지난여름 인터넷 동영상 채널인 ‘니코니코’ 등에 3분 43초 분량으로 게시됐는데 최근 이를 30초 분량으로 줄인 편집본이 SNS를 통해 확산된 것이다. 영상에는 현지 민영방송 니혼테레비(닛테레) 뉴스 프로그램 로고가 표시돼 있고, ‘LIVE’(생중계)와 ‘BREAKING NEWS’(뉴스 속보) 자막도 적혀 있어 일반 뉴스와 구분하기 힘들다.
해당 가짜 동영상은 오사카에 거주하는 20대 남성이 제작했다. A 씨(25)는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인터넷에 공개된 기시다 총리의 기자회견과 자민당 대회 연설 등 동영상에 있는 총리의 음성을 AI에 학습시켜 가짜 음성을 준비했다”며 “재미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기시다 총리의 온라인 기자회견을 보도한 닛테레 뉴스 프로그램도 이용했다고 덧붙였다.
닛테레는 “닛테레의 방송, 프로그램 로고를 가짜 동영상에 악용한 것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며 “필요에 따라 적절한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AI를 활용해 정치인들의 가짜뉴스를 만드는 일은 일본 뿐만의 문제가 아니다. 3월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성관계 입막음 의혹’ 재판을 앞두고 그가 경찰에 연행되는 조작된 이미지가 SNS에 빠르게 유포된 바 있다.
해당 이미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경찰로부터 쫓기는 모습을 담고 있지만, 이는 AI를 활용한 가짜 이미지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속한 공화당 보수층들은 해당 이미지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체포 소식 덕분에 결집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이외에도 지난 1월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트랜스젠더 여성을 향해 “당신은 결코 진짜 여자가 될 수 없다”고 혐오 발언을 내뱉는 가짜 영상이 SNS에 퍼졌다. 일각에서는 이 영상이 진보적 가치를 강조하는 바이든 정부로서는 지지층 이탈 악재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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