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기시다, 필리핀서 “국제질서 회복 위해 아세안과 협력할 것”

  • 뉴시스
  • 입력 2023년 11월 4일 18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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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에선 中견제 안보 협력 강화 합의
레이더 무상 공여·'상호접근 협정' 논의 착수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4일 국제질서 회복을 위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필리핀 의회에서 진행한 연설에서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수호하겠다는 결의를 강조하며 “국제사회를 분열과 대결이 아닌 협력으로 이끌어 자유와 법치를 수호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제 사회는 현재 역사적인 전환점에 서 있으며,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법치 기반 국제 질서가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기후변화, 전염병 등 복잡하고 서로 연결된 도전에 직면한 상황에 이념·가치에 따라 세계가 분열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기시다 총리는 아세안이 2019년 독자적으로 채택한 ‘인도·태평양에 대한 아세안의 관점(AOIP)’에 부합하는 협력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개방성과 투명성, 규칙 기반 프레임워크 등 AOIP에 명시된 원칙과 활동을 많은 국가가 지지하고 협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전날 기시다 총리는 필리핀 마닐라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과 약 85분 동안 정상회담을 열고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대응해 안보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필리핀군에 방위장비 등을 제공하는 정부안보능력강화지원(OSA)을 통해 약 400만 달러(약 52억원) 상당의 연안 감시 레이더를 무상 공여하기로 했다.

올해 4월 OSA 제도를 신설한 이후 실제 적용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OSA 제도는 비군사 분야로 한정한 기존 공적개발원조(ODA)와 달리 방위장비 지원에 초점을 맞췄다.

또 양국 정상은 일본자위대와 필리핀군의 상호 접근을 용이하게 해 더 많은 합동 훈련을 수행하도록 하는 ‘상호접근 협정’(RAA) 관련 논의를 시작하는 동시에, 공동 방위 동맹인 미국과 3국 관계를 확대하겠다고 확인했다.

기시다 총리는 회담 후 공동성명에서 “양측은 동·남중국해 상황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공유하고 있다”면서 “일방적으로 현상 유지를 변경하려는 중국의 시도는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재팬타임스는 이를 두고 “중국의 영토 야망에 대한 양국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준 동맹국’ 수준의 움직임이 이뤄졌다”고 진단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3일부터 사흘간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순방 일정에 들어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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